En Hakkore

[The Life of David 7] 기름 부음(사무엘상 16-17장) 본문

강해시리즈/다윗의 생애 (Life of David)

[The Life of David 7] 기름 부음(사무엘상 16-17장)

En Hakkore 2024. 2. 15. 10:40

사울을 섬김

앞 장에서 우리는 다윗의 기름 부음에 대해 고찰했다. 이 장에서는 그의 다양한 경험 중에서도 아주 색다른 것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사무엘상 16장의 전반부와 후반부는 각각 서로 날카롭게 대조되는 사건들을 보여 준다.

전반부에서는 다윗이 왕위를 얻도록 부름을 받고, 후반분에서는 그가 사울을 섬기는 자리로 들어간다. 전반부에서는 여호와의 영이 다윗에게 크게 내리고(13절), 후반부에서는 여호와의 영이 사울에게서 떠나간다(14절). 전반부에서는 다윗이 거룩한 기름으로 기름 부음을 받고(13절), 후반부에서는 사울이 악한 영으로 인해 번뇌한다(14절).

사무엘은 "슬퍼했고"(1절), 사울은 "상쾌해졌다"(23절). 사무엘은 제사용 암송아지를 끌고 이새에게 갔고(2절), 이새는 떡과 포조주와 염소 새끼와 함께 다윗을 사울에게 보냈다(20절). 다윗은 여호와의 눈에 들었고(12절), 사울에게서 은총을 얻었다(22절). 다윗은 전에는 양을 돌보았는데(11절), 이제는 왕궁에서 수금을 탄다(23절).

하나님은 다윗이 즉각 왕위에 오르게 하지 않으셨다.♡ 그의 기름 부음 후에 혹독한 시련의 계절이 찾아 왔다. 그에게 성령이 임한 후 그는 대적과 마주해야 했다. 다윗의 자손이자 주님이셨던 분, 즉 여러 면에서 다윗이 예시했던 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리스도는 세례시에 성령이 자기 위에 임하는 경험을 한 후 40일 동안이나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셨다. 여기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다윗이 왕이 되도록 기름 부음을 받은 후 악한 영에게 시달리던 사울을 진정시키도록 불려가고, 그후에는 사탄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골리앗과 싸우러 나가야 했던 것에 대해 읽는다. 여기에서 제시되는 원리는 마음에 새겨 둘 만하다.

그 원리란,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예비하신 가장 좋은 것을 얻기 전에 우리의 인내와 관련해 시험을 받아야 하고, 겸손을 드러내야 하고, 믿음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만약 하나님이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주시기를 바란다면, 먼저 우리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을 바르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울의 불순종과 그 결과

"여호와의 영이 사울에게서 떠나고 여호와께서 부리시는 악령이 그를 번뇌하게 한지라"(삼상 16:14).

이 구절은 아주 엄중하다. 특히 우리가 이보다 앞선 구절을 생각해 본다면 더욱 그러하다. 사무엘상 15장 1-3절에서 여호와께서는 사무엘을 통해 사울에게 분명한 명령을 내리셨다.

"지금 가서 아말렉을 쳐서 그들의 모든 소유를 남기지 말고 진멸하되 남녀와 소아와 젖 먹는 아이와 우양과 낙타와 나귀를 죽이라." 그러나 사울은 그렇게 하는 대신 절충하는 쪽을 택했다.

"사울과 백성이 아각과 그의 양과 소의 가장 좋은 것 또는 기름진 것과 어린 양과 모든 좋은 것을 남기고 진멸하기를 즐겨 아니하고 가치 없고 하찮은 것은 진멸하니라"(삼상 15:9). 그후 왕은 하나님의 신실한 선지자와 대면했을 때 다음과 같이 변명했다.

"백성이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 제사하려 하여 양들과 소들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남김이요 그 외의 것은 우리가 진멸하였나이다"(15절). 그러자 사무엘이 말했다. "여호와께서 번제와 다른 제사를 그의 목소리를 청종하는 것을 좋아하심 같이 좋아하시겠나이까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나으니"(22절).

사울은 하나님의 분명한 명령에 교묘하게 불순종함으로써 여호와께 공공연히 도전했다. 그런 까닭에 선지자는 그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거역하는 것은 점치는 죄와 같고 완고한 것은 사신 우상에게 절하는 죄와 같음이라 왕이 여호와의 말씀을 버렸으므로 여호와께서도 왕을 버려 왕이 되지 못하게   하셨나이다"(23절)

그리고 이제 우리는 그 예언의 무서운 결과와 마주하게 된다. "여호와의 영이 사울에게서 떠나고 여호와께서 여호와께서 부리시는 악령이 그를 번뇌하게 한지라." 그가 하나님을 버렸기에 하나님이 그를 버리셨다.

매튜헨리(Matthew Henry)가 이 구절에 대해 옳게 말했듯이, "자기들에게서 선한 영을 떠나게 한 자들은 그렇게 함으로써 악한 영의 먹이가 된다. 만약 하나님과 그분의 은혜가 우리를 다스리지 않는다면, 죄와 사탄이 우리를 소유하게 될 것이다."

"여호와의 영이 사울에게서 떠나고 여호와께서 부리시는 악령이 그를 번뇌하게 한지라." 우리는 이 말씀 속에 그 말씀 안에 실제로 들어 있지 않은 것을 집어넣어 읽지 않도록 크게 조심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우리는 성경의 한 부분을 다름 부분과 모순되는 것으로 만들게 될 것이다.

사울에게는 중생과 성화의 영으로서의 성령이 내린 적이 없었다. 다만 그에게는 예언의 영이 내렸을 뿐이고(삼상 10:10을 보라. 그리고 그것을 삼상 28:6과 비교해 보라), 또한 그가 왕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현세적 통치를 위한 지혜의 영이 주어졌을 뿐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하나님이(사울에게_역주) 새 마음을 주셨고"(삼상 10:9라는 말씀을 읽을 때, 그것을 에스겔서에 나오는 "새 마음"(겔 36:26)과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사울이 받았던 마음은 도덕적이고 영적인 의미에서의 "새 마음"이 아니라, 국가 운영을 위한 지혜, 통치를 위한 신중함, 적들과 맞서 싸우기 위한 용기, 어려움과 실망스러운 일들과 맞서는 용맹함이라는 측면에서 "다른 마음" 이었을 뿐이다).

많은 기독교인들이 중생과 성화의 영으로서의 성령을 경험하지 못한 것을 이유 삼아 자기들에게 성령이 찾아오시지 않았다고 추정하는 것은 심각한 잘못이다. 오늘날 많은 이들은 깨우침을 얻고(히 6:4 참고), 영적 갈망을 지니고(민 24:2; 23:10 참고), "세상의 더러움"(벧후 2:20)으로부터 구함을 받게 하는 영으로서의 성령을 받고서도 죽음을 떠나 생명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성령의 특별한 사역들뿐 아니라 일반적인 사역들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우리의 육체를 굴복시키고, 우리를 속됨으로부터 구해내고, 우리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아가게 하는 성화자(聖化者, Sanctifier)로서의 성령이 우리 안에 거하고 계신지 알아보기 위해 자신의 마음과 삶을 진지하게 그리고 부지런히 살펴야 한다.💕

"우리가 고의적인 죄를 지어 성령을 근심케 하고 소멸시키면, 성령은 우리를 떠나시고, 우리를 위해 애쓰지 않으실 것이다"(Matthew Henry).

Arthur W. Pink 다윗의 생애1 p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