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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ife of David 4] 기름 부음(사무엘상 16-17장) 본문

강해시리즈/다윗의 생애 (Life of David)

[The Life of David 4] 기름 부음(사무엘상 16-17장)

En Hakkore 2024. 2. 14. 11:53

앞 장에서 우리는 다윗의 삶의 무대가 되었던 시대에 대해 살펴보았다. 당시 이스라엘의 영성은 쇠퇴일로에 있었다. 하나님의 율법은 더이상 주목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당시에는 "사람이 각기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사 21:25)기 때문이다.

성직의 끔직한 타락은 엘리 제사장의 아들들의 인격을 통해 분명하게 드러났다(삼상 2:22). 나라 전체가 여호와를 거부했고, 그로 인해 그분은 그들을 다스릴 수 없었다(삼상 8:7). 당시 왕위에 있던 사람은 심각하게 타락한 자였기에 "여호와께서는 사울을 이스라엘 왕으로 삼으신 것을 후회하셨"(삼상 15:35)을 정도였다.

이스라엘 백성이 성막을 얼마나 무시했는지는 그것이 "나무밭"(시 132:6)에 초라한 모습으로 버려져 있었다는 끔찍한 사실을 통해 잘 드러난다. 우리의 주인공이 "여호와여 도우소서 경건한 자가 끊어지며 충실한 자들이 인생 중에 없어지나이다"(시 12:1)라고 부르짖었던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기도의 응답

그러나 하나님은, 비록 그분의 의로운 통치로 인해 이스라엘의 죄를 매섭게 징계하기는 하셨지만, 그들을 완전히 버리지는 않으셨다. 죄가 넘치는 곳에 그보다 큰 은혜가 넘쳤다. 만연한 어둠 속에서 간혹 강한 영적 능력을 지닌 자가 일어나 하나님을 향해 빛을 비쳤다.

한 연약한 여인의 마음이 여호와의 능력을 의지했다.

"가난한 자를 진토에서 일으키시며 빈궁한 자를 거름더미에서 올리사 귀족들과 함께 앉게 하시며 영광의 자리를 차지하게 하시는도다 땅의 기둥들은 여호와의 것이라 여호와께서 세계를 그것들 위에 세우셨도다 그가 그의 거룩한 자들의 발을 지키실 것이요 악인들을 흑암 중에서 잠잠하게 하시리니 힘으로는 이길 사람이 없음이로다 여호와를 대적하는 자는 산산이 깨어질 것이라 하늘에서 우레로 그들을 치시리로다 여호와께서 땅 끝까지 심판을 내리시고 자기 왕에게 힘을 주시며 자기의 기름 부음을 받은 자의 뿔을 높이시리로다"(삼상 2:8-10).

그것은 참된 신앙의 언어였다. 그리고 하나님은 신앙을 지닌 자를 결코 실망시키지 않으신다. 한나가 성령의 영감을 통해 얻은 자신의 비전이 실현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죽었을 것은 거의 확실하다. 그러나 때가 되었을 때 그 비전은 실현되었다.

이것은 이 어두운 시대에 얼마 남지 않은 하나님의 선민들에게 얼마나 큰 위로와 격려가 되는가! 얼핏 보아도 오늘날 우리 주변에는 우리를 괴롭히고 낙심케 하는 것들이 많다. 아주 많다. 참으로 "사람들이 세상에 임할 일을 생각하고 무서워하므로 기절할 것이다"(눅 21:26).

그러나 주님의 이름은 참으로 복되다! 왜냐하면 "여호와의 길은 회오리바람 안에"(나 1:3) 있기 때문이다. 믿음을 지닌 자는 죄와 분쟁으로 얼룩진 이 세상 너머, 즉 "모든 일을 그의 뜻의 결정대로 일하시는"(엡 1:11) 지존자께서 앉으신 보좌를 바라본다.

믿음을 지닌 자는 "어두워 갈 때에 빛이 있으리로다"(슥 14:7)라고, 또한 "여호와께서 그 가운데 몰려 급히 흐르는 강물 같이 오실 것임이로다"(사 59:9)라고 선포하시는 하나님의 약속을 의지한다. 어쨌든 하나님의 은혜는 그분을 참으로 의지하는 가장 약한 자들에게는 항상 넘치도록 충분하다.💕

선지자 사무엘은 한나의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으로 태어났다. 그렇기에 그는 다윗 역시 여호와의 영광을 구했던 이들의 간절한 탄원에 대한 응답이라는 것을 의심할 수 없었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주님의 귀는 그런 탄원을 듣지 못하실 만큼 무겁지 않다.

그러나 오늘날 자칭 그리스도인들의 행동은 그들이 하나님의 귀가 무거워 졌다고 믿고 있음을 보여 준다! 만약 우리가 시대의 징조로 간주되는 감각적인 사건들을 찾기 위해 일간지를 들추거나 사경회(査經會)에 쏟는 시간을 우리의 죄를 고백하고 하나님께 그분의 마음에 맞는 사람, 즉 그분이 그분의 엇나간 백성들을 의의 길로 인도하기 위해 사용하실 자를 일으켜 달라고 부르짖는 일에 바친다면, 그것은 우리에게 훨씬 더 유익이 될 것이다.

오늘의 상황은 중세 말기처럼 절망스럽거나 하나님이 휫필드(George Whitefield)를 일으키셨을 때처럼 나쁘지는 않다. 그러니, 형제들이여, 무릎을 꿇으라. 하나님의 팔은 구원을 이루지 못하실 만큼 짧지 않다.

하나님의 은혜

하나님이 다윗을 일으키신 것은 가차 없는 심판을 받아야 마땅한 백성들 가운데서 역사하시는 그분의 은혜에 대한 중요한 표현이었을 뿐 아니라,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하나님의 계획의 전개 과정에서의 하나의 중요한 단계였으며 또 영원한 언약 안에서 결정된 일에 대한 추가적이고 복된 예증이었다.

요즘 저자들은 이것을 충분히 강조하지 않는다. 그들은 모세의 경륜이라는 율법적 요소를 힘써 강조하느라 그동안 작용해 왔던 은혜라는 요소를 지나치게 자주 간과한다.

다윗 시대에는 그 어떤 새로운 "세대"도 시작되지 않았다(핑크는 세대주의(Dispensationalism)에 강력하게 반대한다. 세대주의자들은 세계의 역사를 일곱 세대로 구분하고 '각 세대마다 각기 다른 구원의 방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또 그들은 성경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문자주의자들이기도 하다 - 역주).

그러나 메시아가 통치하는 나라에 대한 거룩한 전조와 관련해서는 매우 중요한 진전이 이루어졌다. 우리의 중재자께서는 으뜸가는 선지자와 대제사장이실뿐 아니라 또한 왕 중의 왕이시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이제부터 특별하게 예시될 내용이다. 제단은 물론이고 왕좌(王座)까지도 그리스도께 속해 있다!

아브라함 시대 이후 1천여 년 동안 하나님의 섭리의 역사는 주로 그리스도의 조상이 될 백성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제 초점은 그분의 조상이 될 한 특별한 인물에 맞춰진다. 이번에 하나님은 그리스도의 조상이 될 특별한 인물인 다윗을 구별하기를 기뻐하셨다.

"다윗이 그리스도의 조상이자 위대한 예표가 되는 것, 또한 그분의 교회라는 나라가 그의 계를 통해 영원토록 계속되게 하기 위해 그가 엄숙하게 기름 부음을 받아 왕이 되는 것은 어느 면에서 그리스도 자신의 기름 부음으로 간주될 수 있다. 사실 그리스도께서 그 안에서 기름 부음을 받으셨다. 그리고 그렇기에 성경에서 그리스도의 기름 부음과 다윗의 기름 부음은 동일한 것으로 언급된다.

'내가 내 종 다윗을 찾아내어 나의 거룩한 기름을 그에게 부었도다'(시 89:20). 그리고 다윗의 왕위와 그리스도의 왕위 역시 동일한 것으로 언급된다. '주 하나님께서 그 조상 다윗의 왕위를 그에게 주시리니'(눅 1:32). '그(다윗-역주)는 선지자라 하나님이 이미 맹세하사 그 자손중에서 한 사람을 그 위에 앉게 하리라 하심을 알고'(행 2:30)"(Jonathan Edwards).

Arthur W. Pink 다윗의 생애 1 p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