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 Hakkore
《John896》 본문
부활하신 그리스도(요 20:1-10)
"시몬 베드로는 따라와서 무덤에 들어가 보니 세마포가 놓였고 또 머리를 쌌던 수건은 세마포와 함께 놓이지 않고 딴 곳에 쌌던 대로 놓여 있더라"(20:6, 7).
헬라어 원전에는 "보니"에 해당하는 말과 "보았으나"에 해당하는 말이 서로 다르게 되어 있다. 요한과 관련이 있는 5절의 보았으나에 해당하는 말은 '힐끗 보다'라는 뜻이다.
그러나 베드로와 관련이 있는 6절의 보니에 해당하는 말은 '집중하여 보다' '정밀하게 조사하다'라는 뜻이다. 6절에서 그런 단어를 사용하신 성령의 의도는 명백하다.
성령께서는 빈 무덤 안의 상태가 신중하고 침착하게 처리되었다는 명백한 증거들을 베드로가 발견했음을 알려 주시고자 하여 그 말을 사용한 것이다.♡ 거기에는 서둘렀다거나 두려워한 기색이 조금도 없었다.
그 일이 "품위 있고 가지런하게" 행해져 있는 것으로 보아 도둑이나 친구의 짓은 아니었다. 그들은 거기에서 그들이 찾는 대상을 본 것이 아니라 죽음의 권세를 이기신 분의 승리의 전리품을 보았다.
거기에서 그들은 황동의 문들과 철제 빚장들이 분쇄되어 있음을 보았다. 세마포와, 마치 주님이 죽음의 포로이기나 하듯이 그의 머리를 감쌌던 수건이 죽음을 정복하신 자가 지나가신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이 보였다.
힘이 센 자는 집에서 그의 갑옷을 자랑한다. 그와 같이 이 장면은 죽음을 이기신 힘이시요 지옥을 파괴하시는 분께서 거기에서 영광스러운 일을 하고 계셨음을 큰 소리로 알려 주고 있다"(J. G. Bellet).♡
"그 때에야 무덤에 먼저 갔던 그 다른 제자도 들어가 보고 믿더라"(20:8).
이 구절의 의미에 대해서는 견해차가 크다. 요한이 "보고 믿었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많은 사람들은 요한이 무덤이 빈 것을 보고서 마리아가 말한 것, 즉 "사람이 주를 가져갔다"는 말을 믿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요한은 이미 무덤 안을 들여다보고 세마포를 보았었다(20:5).
그러므로 20:8에는 분명히 다른 뜻이 들어 있다. 그렇다면 그 의미는 무엇일까? 해답은 분명히 이렇다. 요한은 그때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셨음을 믿은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면 다음 구절, 즉 "그들은 성경에 그가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야 하리라 하신 말씀을 아직 알지 못하더라"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 구절은 요한이 그리스도가 살아 계심을 그때 믿었다는 해석과 상충되지 아니하는가? 그러나 필자는 그렇다고 보지 않는다.
20:8과 9절을 믿는 것과 믿지 않는 것 사이의 대조가 아니라 믿음의 근거 사이의 대조를 나타내고 있다. "보고"라는 말이 이 구절을 해석하는 열쇠라고 본다. 이 말의 헬라 원어는 20:5, 6에 사용된 말과 다르다.
8절의 그 말에는 "이해력을 가지고 파악하다" 라는 뜻이 들어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요한이 "본" 것은 무엇일까? 밖에서 무덤 안을 들여다 보았을 때의(5절) 그는 "세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얼핏) 본 것이다.
그러나 안에 들어와서는 "세마포와 함께 놓이지 않고 딴 곳에 쌌던 대로 놓여 있는 머리를 쌌던 수건"도 본 것이다. 고 피어슨씨는 이 점에 관하여 이렇게 말했다.
'쌌던 대로 놓여 있다' 라는 말은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그 말의 헬라 원어는 둘둘 감겨져 있다는 뜻으로서, 세마포가 주님의 몸에 단단하게 감겼던 원래의 나선형의 모습 그대로 놓여 있었음을 암시한다.
19:40을 보면 세마포가 시체에 어떻게 감겨져 있었는지를 알 수 있다. 즉 기적의 힘이 나사로의 시체를 살려 생명을 준 뒤에도 그를 풀어 주어야 할 만큼 그렇게 단단하고 촘촘하게 감겨져 있었다(11:44).
우리는 이 사건에 비추어 '요한이 보고 믿었다'는 20:8을 이해할 수 있다. 무덤이 비어 있는 사건만으로는 기적의 부활이 일어났다고 믿을 수가 없다.
그러나 요한은 주님의 몸과 머리를 단단하게 감았던 긴 세마포가 흐트러지지 않은 체 원래의 나선형 모습 그대로 무덤 바닥에 놓여 있는 것을 보았을 때, 기적이 아니고는 그러한 일이 일어날 수 없음을 알았던 것이다."♡
Arthur W. Pink 요한복음 p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