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 Hakkore

[부록2] 아담의 경우1 본문

하나님의 주권 (The Sovereignty of GOD)

[부록2] 아담의 경우1

En Hakkore 2024. 5. 24. 17:19

우리는 8장에서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책임>을 살펴보면서, 타락한 피조물로서의 인간의 책임만을 다루었다. 그때 논의를 마무리하면서, 인간의 책임은 개인에 따라, 각자가 받은 은사와 누린 특권에 따라 그 정도와 범위가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었다.

이 진리는 누가복음 12장 47-48절에서 기록된 주님의 선언에서 분명하게 확인된다.

"주인의 뜻을 알고도 준비하지 아니하고 그 뜻대로 행하지 아니한 종은 많이 맞을 것이요 알지 못하고 맞을 일을 행한 종은 적게 맞으리라 무릇 많이 받은 자에게는 많이 요구할 것이요 많이 맡은 자에게는 많이 달라 할 것이니라."

엄밀히 말하면 이 땅을 거닐었던 자들 중에 완전하고 훼손되지 않은 책임을 부여받은 자는 둘 뿐이었다. 첫 번째 아담과 마지막 아담이다. 아담의 후손들 각자의 책임은 이들에게 자신의 창조자에게 해명할 의무를 물리기에 충분하지만, 그럼에도 타락의 영향 때문에 이들의 책임은 제한적이다.

아담의 후손들 각자는 책임 있는 피조물이다(다시 말해, 옳은 것을 행하고 그른 것을 행하지 말아야 하는 존재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본래 우리 각자는 완전하고 훼손되지 않은 책임을 우리 속에서가 아니라 아담 속에서 사법적으로 부여받았다.

아담은 육체적으로 인류의 시조일뿐 아니라 법적으로 인류의 머리였다는 사실도 늘 기억해야 한다. 에덴동산의 아담은 우리의 대표자였다. 따라서 그의 행위는 그가 대표하는 하나하나의 행위로 간주된다.

여기서 아담의 언약적 대표성을 길게 논하는 것은 우리의 목적이 아니다. 지금으로서는 성령께서 이 진리를 친히 다루시는 로마서 5장 12~19절을 독자에게 소개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아주 중요한 이 단락은 그 핵심 부분에서 "아담은 오실 자의 모형이라"고 말한다.

그리스도의 모형이라는 뜻이다(14절 참조). 그렇다면 어떤 의미에서 아담이 그리스도의 '표상'인가? 이 질문의 해답은 바로 이것이다. 아담이 언약적 머리라는 점에서, 아담이 인류를 대표해서 행동했다는 점에서, 아담이 자신과 관련된 모든 자에게 법적으로, 또한 실제로,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그는 그리스도의 표상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주 예수께서는 고린도전서 15장 43절에서 '마지막 아담'이라 불리신다. 다시 말해 첫째 아담이 옛창조의 머리였듯이, 그리스도는 새 창조의 머리이시다.♡

따라서 아담 안에, 우리 각자가 있었다. 최초의 인간은 인류의 대표자로 행동했다. 아담 안에는 악한 본성이 전혀 없없다. 따라서 아담은 완전하고 훼손되지 않은 책임을 갖고 창조되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아담 안에 있었다. 여기서 추론되는 필연적인 결론은, 우리도 모두 본래 완전하고 훼손되지 않은 책임을 부여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에덴에서 시험을 받은 것은 아담 한 개인의 책임이 아니었다. 그때 시험을 받은 것은 인간의 책임, 인류의 책임, 하나의 전체이자 부분으로서의 인류의 책임이었다.

웹스터 사전은 책임을 첫째, '설명할 의무' 둘째, '의무를 이행할 능력'으로 정의한다. 이것을 하나님과 연결시켜 보면, 책임이란 창조자가 피조물에게 마땅히 받아야 할 무엇이며, 피조물이 행해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는 무엇이다.

이러한 정의에 비춰볼 때, 책임이란 반드시 시험대에 올려야 하는 것이라는 게 즉시 분명해진다. 사실 성경이 가르쳐 주듯이, 에덴동산에서 일어난 일이 정확히 이것이다.

아담은 시험대에 올랐다. 하나님께 대한 아담의 의무들이 테스트를 받았다. 창조자에 대한 아담의 충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테스트는 자신의 창조자의 명령에 대한 아담의 순종을 알아보는 것이었다. 아담은 특정한 나무의 열매를 먹는 게 금지되었다. 그러나 바로 여기서 우리는 아주 어려운 문제에 직면한다.

하나님의 관점에서 보면, 아담에 대한 테스트 결과는 불확실한 게 아니었다. 흙으로 아담을 지으시고 그 코에 생기를 불어넣으시기 전에, 하나님은 정해진 테스트가 어떻게 끝날지 정확히 알고 계셨다. 모든 그리스도인 독자는 이 말에 반드시 동의해야 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미리 아심을 부정하는 행위는 그분의 전지하심을 부정하는 행위이며, 그분의 전지하심을 부정하는 행위는 신성의 근본 속성가운데 하나를 부정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더 나아가야 한다.

하나님은 아담의 테스트 결과를 완벽하게 미리 아시기만 한 게 아니었다. 하나님의 전지하신 눈은 아담이 금지한 열매를 먹는 것을 보셨을 뿐 아니라 아담이 그렇게 하도록 미리 계획하셨다.

이것은 우주의 창조자요 통치자의 영원 전에 목적하신 일 외에는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일반적인 사실뿐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어린 양, 곧 '창세 전부터 미리 알린 바 되신 이'셨다는 성경의 분명한 선언으로 보더라도 확실하다(벧전 1:20).♡

Arthur W. Pink 하나님의 주권 p3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