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 Hakkore

[부록3] 아담의 경우2 본문

하나님의 주권 (The Sovereignty of GOD)

[부록3] 아담의 경우2

En Hakkore 2024. 5. 24. 17:20

그리스도께서 때가 되면 속죄제물로 드려지도록 하나님이 창세 전에 미리 작정해 놓으셨다면, 하나님이 죄가 세상에 들어오도록 미리 작정해 놓으신 게 분명하다. 그렇다면 아담이 죄를 짓고 타락하도록 미리 작정해 놓으신 것 또한 분명하다.

이와 완전히 조화롭게도, 하나님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친히 에덴동산에 두셨으며, 또한 뱀에 들어와 하와를 속이도록 허용하셨다.

우리는 바로 여기서 난제를 만난다. 아담이 선악과를 먹도록 하나님이 영원 전에 작정하셨다면, 어떻게 그에게 선악과를 먹지 말아야 할 책임을 지울 수 있는가? 이 문제는 굉장히 어려워 보이지만 해법이 있으며, 유한한 인간의 지성으로도 그 해법을 이해할 수 있다.

<부록 1>에서 말했듯이, 인간의 책임을 재는 잣대는 하나님의 계시된 뜻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다. 다시 말해 하나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지 않으신 것들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신 것들이 우리의 의무를 규정한다. 아담의 경우도 똑같았다.

인간의 시조의 불순종을 통해 죄가 세상에 들어오도록 하나님이 정해 두셨다는 것은 하나님의 마음에 숨겨진 비밀이었다. 아담은 이것에 대해 전혀 몰랐다. 그리고 아담의 책임과 관련해, 이런 사실이 모든 차이를 낳았다.

아담은 창조자의 숨겨진 계획을 몰랐다. 그와 관련된 것은 하나님의 계시된 뜻이었다. 그리고 하나님의 계시된 뜻은 분명했다. 하나님은 아담이 선악과를 먹는 것을 금하셨으며,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여기서 더 나아가셨다, 하나님은 아담이 불순종할 경우 이에 따른 무서운 결과를 경고하셨다. 그 형벌은 죽음이었다.

아담 쪽에서 보면, 범법은 전혀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아담은 악한 본성이 전혀 없고, 도덕적으로 완전히 중립적인 의지를 가진 상태로 창조되었으며, 가장 공정한 환경에 배치되었으며, 하등한 모든 피조물에 대한 지배권을 받았으며, 단 하나의 제한밖에 없는 완전한 자유를 부여받았으며, 하나님께 대한 한 번의 불순종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분명하게 경고도 받았다.

따라서 아담이 자신의 깨끗한(무죄상태)을 유지할만한 가능한 모든 동기가 마련되었다. 그러므로 아담이 실패하고 타락한다면, 의의 모든 원리로 볼 때, 그의 피가 반드시 그의 머리로 돌아가야 하며, 그의 죄책은 그가 대표자로서 행동한 모두에게 전가되어야 한다.

만약 하나님이 죄가 이 세상에 들어오는 것이 자신의 뜻이었다는 것을, 아담이 금지한 열매를 먹도록 자신이 계획했다는 것을, 아담에게 계시하셨다면, 아담이 선악과를 먹은 것에 대한 책임을 그에게 물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이 자신의 계획을 아담에게 알리지 않으셨기 때문에, 아담의 책임은 없어지지 않았다.

다시 말해, 만약 하나님이 아담을 악으로 기우는 성향을 가진 존재로 창조하셨다면, 인간의 책임은 없었을 테고. 인간에 대한 테스트는 동물들의 이름을 짓는 것뿐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담은 하나님이 엿새째 창조 사역을 마무리하시고 "심히 좋았더라"(창 1:31)고 하신 대상에 포함되었고 인간은 정직하게 창조되었다(전 7:29 참조). 그러므로 모두 입을 다물고 온 세상은 "하나님 앞에서 유죄"(롬 3:19, KJV 직역)를 인정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이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하나님은 자신의 계획을 성취하려고 아담이 죄를 짓도록 계획하지 않으셨을 뿐더러 아담에게 악으로 기우는 성향을 주입하지도 않으셨다. 절대 그러지 않으셨다.

"하나님은 악에게 시험을 받지도 아니하시고 친히 아무도 시험하지 아니하시느니라"(약1:13).

그 대신에 뱀이 하와를 시험(tempt)하러 왔을 때, 하나님은 하와로 자신의 명령을 기억하게 하셨다. 따라서 하나님이 타락을 계획하셨지만, 그렇더라도 하나님이 아담의 죄의 조성자는 절대 아니었으며, 아담의 책임은 전혀 없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의 영원한 계획을 성취할 방법을 창안하셨으나 자신의 피조물의 책임은 없어지지 않게 하신 '하나님의 각종 지혜'에 감탄하며 그 지혜를 찬양해야 하겠다.

악과의 관계라는 면에서 하나님의 뜻에 대해 한 마디 덧붙여야겠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이 행하시거나 허용하시는 것은 무엇이든 하나님이 행하시거나 허용하신다는 이유 때문에 옳고 정의로우며 선하다.

"하나님이 아담의 타락을 막으실 수 있었다면, 왜 아담이 타락하고 자신의 모든 후손을 부패시키도록 허용하셨는가?" 루터는 이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하나님은 아무 이유도 알리지 않기로 하셨다. 우리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뜻에 대한 규범을 정하거나 하나님께 그분이 하시는 일에 대해 설명을 요구할 권리가 없다. 하나님보다 우월한 존재도 없고 그분과 동등한 존재도 없으며, 하나님의 뜻이 만물의 규범이다.

하나님이 어떤 일을 뜻하시는 이유는 그 일이 옳거나 그 일을 뜻하도록 요구받으시기 때문이 아니다. 그 일이 옳은 이유는 단지 하나님이 그 일을 뜻하시기 때문이다. 인간의 뜻은 영향을 받고 움직여지기도 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은 절대로 그렇지 않다. 그렇다고 하는 것은 하나님의 신성을 파괴하는 짓이다."

하나님이 죄가 자신의 우주에 들어오도록 정해 놓으셨으며, 악의 모든 열매와 행위를 미리 작정해 놓으셨다. 이러한 말이 처음에는 독자에게 충격일 것이다. 그러나 숙고해 보면, 죄가 하나님의 뜻을 거슬러 하나님의 통치 영역을 침입했으며, 죄의 실행은 하나님의 권할권 밖이라는 주장이 훨씬 더 충격적이다.

왜냐하면 이 경우, 하나님은 전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악의 모든 행위를 미리 작정해 놓으셨다고 인정하는 것은 그분을 악의 통치자로 보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하나님이 악의 시행에 영향을 미치시며, 악의 경계를 정하신다고 보는 것이다(시 76:10 참조).

하나님은 자신의 어느 피조물 속에서도 죄가 일어나게 하지 않으며 어느 피조물에게도 죄를 불어 넣지 않으신다. 오히려 하나님은 죄의 통치자이다. 이 말은, 악인은 완전히 하나님의 손 안에 있기 때문에, 하나님의 손과 계획이 장치 일어나도록, 영원 전에 결정한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거룩과 의에 반하는 그 무엇도 하나님에게서 나오는 게 아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자신의 지혜로운 목적을 위해, 자신의 피조물들이 죄에 빠지도록 작정하셨다. 죄가 허용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죄에 대한 징벌에서 하나님의 공의가 펼쳐지겠는가? 어떻게 죄에 대한 그토록 놀라운 지배에서 하나님의 지혜가 드러났겠는가?

어떻게 죄 용서에서 하나님의 은혜가 드러났겠는가? 어떻게 죄에 대한 정복에서 하나님의 능력이 실행되었겠는가?그리스도께서 죄에 대한 하나님의 작정을 인정하셨다는 매우 엄숙하고 강력한 증거가 그분이 가룟 유다를 대하시는 모습에서 나타난다.

구주께서는 유다가 자신을 배반하리라는 것을 완전히 알고 계셨다. 그러나 그분이 유다를 막으려 하셨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그분은 유다에게 "네가 하는 일을 속히 하라"(요 13:27)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이 말씀을 하신 때는 유다가 떡을 받고 사탄이 그의 마음을 장악한 이후였다는 데 주목하라. 유다는 그리스도를 배반하도록 이미 준비되었고 결정되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 아버지의 작정에 복종하여 - 유다에게 그 무서운 일을 하라고 허용적으로 명하셨다.

따라서 하나님은 죄의 조성자가 아니며 죄가 하나님의 거룩한 본성에 반하지만, 그렇더라도 죄의 존재와 실행은 하나님의 뜻에 반하지 않으며, 하나님의 뜻에 기여한다.

하나님은 절대로 죄를 짓도록 인간을 유혹하지 않으신다. 그러나 하나님은 자신의 영원한 계획에 따라 죄가 갈 길을 결정해 놓으셨다. 더욱이 8장에서 보았듯이, 하나님은 인간의 죄를 작정하셨지만, 그렇더라도 인간은 죄를 짓지 않을 책임이 있다. 그러므로 죄를 지을 시에는 죄에 대해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놀랍게도, 이 섬뜩한 주체를 이루는 이 두 면이 그리스도의 말씀에서 하나가 된다. "실족하게 하는 일들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세상에 화가 있도다 실족하게 하는 일이 없을 수는 없으나(하나님이 미리 작정해 두셨기 때문에) 실족하게 하는 그 사람에게는 화가 있도다"(마 18:7).

그러므로 갈보리에서 일어난 모든 일도 "하나님께서 정하신 뜻과 미리 아신 대로"(행 2:23) 된 것이지만, 그럼에도 악인의 손이 영광의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으며, 따라서 그분의 피가 이들과 이들의 자녀들에게 돌아간 것은 옳았다.

이것들은 큰 신비이다. 그러나 하나님이 자신의 진리의 말씀에서 이것들에 대해 계시하길 기뻐하신 모든 것을 겸손히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의 행복한 특권이자 신성한 의무이다.♡

Arthur W. Pink 하나님의 주권 p3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