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주권 52]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의지

인간 의지의 무능력 3

이제 결론을 내려야 할 차례다. 평범하고 피하지 못할 반대를 예상하고 처리해 버리자. 인간이 반응할 힘이 없다면, 왜 복음을 전해야 하는가? 죄인은 죄의 노예라서 스스로 그리스도께 나올 힘이 없다면, 죄인이 어떻게 그리스도께 나왔는가? 대답은 이것이다.

우리가 복음을 전하는 이유는, 인간이 자유로운 도덕 행위자라서 그리스도를 능히 영접한다고 믿기 때문이 아니다. 우리가 복음을 전하는 이유는, 복음을 전하라는 명령을 받았기 때문이다(마 16:15 참조).♡

우리가 복음을 전하는 이유는, 복음이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나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기 때문이다(고전 1:18 참조).

"하나님의 어리석음이 사람보다 지혜롭고 하나님의 약하심이 사람보다 강하니라"(고전 1:25). 죄인은 허물과 죄로 죽었으며(엡 2:1 참조), 죽은 자는 그 무엇에 대해서든 조금의 의지도 품지 못한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육신에 있는 자들[거듭나지 못한] 자들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다"(롬 8:8).

육신의 지혜가 보기에는, 죽었기에 스스로 아무것도 못하는 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더없이 어리석다. 그렇다. 그러나 하나님의 길은 우리의 길과 다르다. 하나님은 "전도의 미련한 것으로 믿는 자들을 구원하시기를 기뻐하셨다"(고전 1:21).

인간들은 '마른(죽은) 뼈들'에게 예언하며 "너희 마른 뼈들아 여호와의 말씀을 들을지어다"(겔 37:4) 외치는 것을 어리석다고 여길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여호와의 말씀이며, 그분의 말씀은 "영이요 생명이다"(요 6:63).

주님은 죽은 자에게 "나사로야 나오라"(요 11:43)고 외치셨다. 그때 나사로의 무덤 앞에 서있던 지혜로운 자들은 주님이 미쳤다고 생각했으리라. 그러나 말씀하시는 분이 부활이요 생명이다. 그러므로 그분의 말씀에 죽은 자도 살아난다.

우리가 복음을 전하는 이유는 죄인들에게 복음이 선포하는 구주를 영접할 능력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 아니다. 우리가 복음을 전하는 이유는 복음 자체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는 하나님의 능력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복음을 전하는 이유는 "영생을 주시기로 작정된 자는 다 믿었고"(행 13:48) "주의 권능의 날에 주의 백성이 거룩한 옷을 입고 즐거이 헌신하니(시 110:3, shall be willing, 자원하게 되리니, KJV)"라고 기록되었으므로 하나님이 정하신 때에 "다 내게로[주님께로] 올 것"(요 6:37; 10:16-shall이라는 단어에 주목하라)을 알기 때문이다.

이 장에서 제시한 내용은 현대사상의 산물이 아니다. 사실 현대 사상과 정반대이다. 성경적인 교육을 받은 선조들의 가르침을 아주 멀리 떠난 것은 지난 몇 세대였다. 영국국교회(성공회)의 39개조 신조에는 이런 항목이 있다.

"아담의 타락 이후 인간은 자신의 자연적인 힘과 선한 행위로써 신앙과 하나님을 찾는 일에 자신을 돌이키거나 준비할 수 없는 조건에 놓여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을 기쁘게 받아들여질 만한 선한 일을 할 능력이 없다.

우리를 인도하시는 그리스도에 의한 하나님의 은총을 통해서만이 우리는 선한 의지를 가질 수 있고, 그 선한 의지로 선한 행동을 할 수 있다"(10조)

장로교가 채택한 웨스트민스터 대요리 문답에는 이런 항목이 있다.

"인간이 타락한 상태의 죄성은 아담이 범한 첫 죄의 죄책, 그가 창조될 때 받은 의의 결여, 그의 본성의 오염으로 구성되었다. 이 때문에 인간은 영적으로 선한 모든 것에 철저히 무관심하고, 행할 능력도 없으며, 그저 반대만 하며, 오히려 모든 악한 것으로만, 그것도 계속적으로 기울어진다".

또한 1742년에 발표된 침례교회 필라델피아 신앙고백에는 이런 항목이 있다.

"인간은 죄의 상태로 타락했기 때문에 구원이 수반하는 어떠한 영적 선이라도 행하려는 의지의 능력을 완전히 잃었다. 그러므로 육에 속한 자는 선을 완전히 싫어하며 죄로 죽었기에, 자기 힘으로 회심하지 못하며, 자신을 회심에 이르도록 준비하지도 못한다"(9장).

Arthur W. Pink 하나님의 주권 p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