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 Hakkore

[가상칠언 27] 고뇌의 말씀 8 본문

가상 칠언, 그 의미와 적용

[가상칠언 27] 고뇌의 말씀 8

En Hakkore 2024. 5. 16. 12:28

고뇌의 말씀(The Word of Anguish)

6. 우리를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완전하게 증명한다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에서 더 큰 사랑이 없나니"(요 15:13). 그러나 그리스도의 사랑의 위대함은 그의 사랑에서 "버리면"이 의미하는 것을 알 수 있을 때에만 가늠할 수 있다. 말할 수 없는 수치와 표현할 수 없는 고난의 죽음이었지만, 그 사랑은 단순히 육체적인 죽음만은 아니었다.♡

우리를 대신하여 우리를 위하여 "죄를 삼으셨다"는 사랑이며, 그 의미는 그의 성품의 관점에서 볼 때만 알 수 있다. 완벽하게 고결하고 덕망이 있는 여인이 잠시 동안 사악하고 경박하기 짝이 없는 사람들과 지내야 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녀가 악의 소굴에 갇힌 채 죄악 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빠져나갈 길이 없다고 생각해 보자. 그녀가 더러운 욕지거리들과 술에 찌든 환락과 음란한 분위기를 얼마나 혐오할지 상상할 수 있을까? 그런 부도덕함 속에서 순수한 영혼이 당하는 고난을 생각이나 할 수 있는가?

그러나 이러한 실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고결하고 덕망이 있으며 도덕적으로 결백한, 즉 완벽하게 순수한 여인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순수한 여인은 있을 수 있지만, 죄가 하나도 없고 영적으로 순전하다는 의미에서 순수한 여인은 없다.

그러나 그리스도는 완벽하게 순수하셨다. 그는 거룩한 분이셨다. 죄를 진저리나도록 싫어하셨다. 혐오하셨다. 그의 거룩한 영혼은 죄를 파하였다. 그러나 십자가 위에서 우리의 모든 사악함이 그에게 얹혀졌다. 그리고 악한 죄는 똬리를 튼 끔찍한 뱀처럼 그를 둘러싸고 황홀경에 빠졌다.

그는 우리를 위하여 기꺼이 고난을 당하셨다! 왜 그랬을까? 그는 우리를 사랑하셨다.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요 13:1). 그러나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우리를 향한 그리스도의 사랑의 위대함은 그에게 쏟아진 하나님의 진노를 측량할 수 있을 때에만 가늠할 수 있다.♡

하나님의 진노로 그의 영혼은 움츠러들었다. 하나님의 진노가 예수님께 무슨 의미였는지 또 예수님께서 가르친 대가는 무엇이었는가는 그의 비장한 독백과 하나님께 한 간청을 들어볼 수 있는 시편을 자세히 살펴보면 일부분 알 수 있을 것이다.

주 예수는 성령으로 다윗의 울부짖음을 통해 미리 말씀하신다.

"하나님이여, 나를 구원하소서. 물들이 내 영혼까지 흘러들어왔나이다. 내가 설 곳이 없는 깊은 수렁에 빠지며, 깊은 물에 들어가니, 큰물이 내게 넘치나이다. 내가 부르짖음으로 피곤하여 내 목이 마르며, 내 하나님을 바람으로 내 눈이 쇠하였나이다....

나를 수렁에서 건지사 빠지지 말게 하시고, 나를 미워하는 자에게와 깊은 물에서 건지소서. 큰물이 나를 엄몰하거나 깊음이 나를 삼키지 못하게 하시며, 웅덩이로 내 위에 그 입을 닫지 못하게 하소서...

주의 얼굴을 주의 종에게서 숨기지 마소서. 내가 환난 중에 있사오니 속히 내게 응답하소서. 내 영혼에게 가까이하사 구속하시며, 내 원수를 인하여 나를 속량하소서. 주께서 나의 훼방과 수치와 능욕을 아시나이다. 내 대적이 다 주의 앞에 있나이다. 훼방이 내 마음을 상하여 근심이 충만하니, 긍휼히 여길 자를 바라나 없고, 안위할 자를 바라나 찾지 못하였나이다"(시 69:1-2, 14-15, 17-20).

또한 "주의 폭포 소리에 깊은 바다가 서로 부르며, 주의 파도와 물결이 나를 엄몰하도소이다"(시 42:7). 죄에 대한 하나님의 혐오가 휘몰아쳐서 죄를 짊어진 자를 홍수처럼 덮쳤다. 십자가의 거대한 고난을 바라보면서 그는 예레미야를 통해 외치셨다.

"무릇 지나가는 자여, 너희에게는 관계가 없는가? 내게 임한 근심 같은 근심이 있는가? 볼지어다. 여호와께서 진노하신 날에 나를 괴롭게 하신 것이로다"(애 1:12).

영원한 지옥에 준하는 고통이 압축된 십자가 위에서의 세 시간 동안 거룩한 자가 외친 형언할 수 없는 두려움을 가늠하여서 얻을 수 있는 께달음은 바로 이것이다. 아버지께서 사랑하는 자는 그에게서 숨겨진 하나님의 얼굴에서 나오는 빛을 얻어야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홀로 바깥 어둠에 남겨져야 한다.

여기에 비할 데 없고 측량할 수 없는 사랑이 있었다. "만일 할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라고 절규하셨다. 그러나 그가 그 끔찍한 진노와 고뇌의 잔을 마시지 않았다면 그의 백성들이 구원받을 수 없었다. 그것을 마실 수 있는 다른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 잔을 마셨다. 복된 이름이여! 죄로 인해 사람이 타락한 곳에 사랑으로 인해 구주가 임하셨다.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Arthur W. Pink 가상칠언 그 의미와 묵상 p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