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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칠언 24] 고뇌의 말씀 5 본문

가상 칠언, 그 의미와 적용

[가상칠언 24] 고뇌의 말씀 5

En Hakkore 2024. 5. 14. 11:42

고뇌의 말씀(The Word of Anguish)

3. 겟세마네의 의미가 담겨 있다

주께서 십자가에 가까이 가시면서 땅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갓난아이였을 때부터 그는 사람들에게 괴로움을 당했다. 공생애를 시작하면서 사탄에게 고난을 당하셔야 했다. 구주를 상하시게 한 분은 다름아닌 여호와이셨다.

이것에 비하면 다른 모든 괴로움은 아무 것도 이니었다. 예수님은 겟세마네에서 세 시간에 걸친 흑암의 십자가 그 어둠 속으로 들어가셨다. 그래서 세 명의 제자들은 동산 바깥에 남겨 두셨다. 홀로 감당하셔야만 했기 때문이다.

"내 마음이 심히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라고 탄식하셨다. 참혹한 죽음을 예견하면서 바짝 얼어붙어 떠는 것이 아니었다. 가족 같은 친구들에게 배신 당하고 위기의 순간에 사랑하던 제자들에게 버림받는다는 생각도 아니었다.

그의 영혼을 압도하는 것도 앞으로 다가올 조롱과 비아냥거림과 매질과 못 박음도 아니었다. 이 모든 격렬한 고통도 그의 예민한 영혼이 대속죄인으로서 참아야만 했던 것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이에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겟세마네라 하는 곳에 이르러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내가 저기 가서 기도할 동안에 너희는 여기 앉아 있으라' 하시고, 베드로와 세베대의 두 아들을 데리고 가실새 고민하고 슬퍼하사 이에 말씀하시도, '내 마음이 심히 괸하여 죽게 되었으니, 너희는 여기 머물러 나와 함께 깨어 있으라' 하시고, 조금 나아가사 얼굴을 땅에 대시고 엎드려 기도하여 가라사대, '내 아버지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하시고"(마 26:36-39).

여기에서 그는 먹구름이 올라오는 것을 바라본다. 무시무시한 폭풍이 다가오는 것을 본다. 암흑의 세 시간 동안 일어날 모든 일들과 형언할 수 없는 공포를 미리 생각해 본다. "내 마음이 심히 고민하여"라고 탄식하신다.

헬라어 표현이 가장 강렬하다. 그는 슬픔에 둘러쌓였다. 하나님의 예견된 진노 속에 머리끝까지 잠겼다. 영혼의 모든 능력과 힘은 고뇌 속에 마비되었다.

성 마가의 표현은 다르다. "심히 놀라시며"(14:33). 원래는 극심한 놀라움을 뜻하는 것으로 머리가 쭈뼛 서고 소름이 돋는 것과 같다. 또한 "슬퍼하사"라고 말하는데, 이는 심각한 영적 침체가 있었음을 상징한다.

그의 마음은 끔찍한 잔을 보고 밀랍처럼 녹아 내렸다. 그러나 전도자 누가는 가장 강력한 용어를 사용한다. "예수께서 힘쓰고 애써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 같이 되더라"(눅 22:44). 여기에서 "힘쓰고"의 헬라어 표현은 전투에 임했다는 의미이다.

이전에 그는 사람들의 적대와 사탄의 방해를 맞서 싸웠다. 이제는 하나님께서 그에게 마시라고 주신 잔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래서 주님은 말씀하셨다. "만일 할만 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이 "잔"은 영적 교제의 상징이며, 영적 교제는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만 가능하다.♡

하나님의 진노 속에서 교제란 있을 수 없었다. 그러므로 이것은 영적 교제의 단절을 의미한다.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그런나 그의 고뇌는 너무나 커서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과 같이 되더라."

구주의 진짜 핏방울을 흘렸을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의 땀이 핏방울처럼 보였을 뿐 실제 핏방울은 아니었다는 말은 무의미하다. 강조점은 "피"라는 단어에 있는 것 같다. 그는 땀을 비 오듯 흘리듯이 피를 흘리셨다.

끔찍하지만 고난을 미리 경험하는 장소의 선택이 탁월하다. "겟세마네"라는 이름이 그것을 보여 준다! 이는 올리브를 짜는 틀이라는 뜻이다. 올리브의 과즙을 한 방울 한 방울 짜는 곳이었다! 그러므로 선택된 곳의 이름이 어울렸다.

사실 이곳은 십자가의 발판으로 말할 수 없고 비할 데 없는 고난의 발판으로 안성맞춤이었다. 십자가에서 그리스도는 겟세마네에서 받았던 컵을 마셨다.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Arthur W. Pink 가상칠언 그 의미와 묵상 p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