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인 연합과 친교 47] 구원에 이르는 연합 1

신자를 그리스도에게로 연합시키는 것을 간단히 표현해 보자면 여러 개의 서로 다른 고리들로 이루어졌으면서도 뗄 수 없게 서로 굳게 결합된 황금 사슬에 비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첫번째의 것을 우리는 '신비적' 고리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아버지께서 창세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셨을 때의 그리스도와 우리의 근본적 연합과 관계가 있다.

그 두번째는 우리가 '일체적' 고리라고 부르는 것으로서, 우리의 그리스도와의 계약적 일체성과 관계가 있는데, 여기에서 그리스도는 우리의 보증자가 되시고 그는 우리의 대표적 존재 또는 법적 존재가 되신다.

세번째의 것은 우리가 '생명적' 고리라고 부르는 것으로서 성령께서 우리를 소생시키는 일과 관계가 있으며 이로 인하여 우리는 하늘에 계신 우리의 머리와 생명적으로 연합되어 있다.

왜냐하면 그 사슬의 네번째 고리는 우리가 개인적으로 그리스도께 굳게 결합함으로써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앞의 고리들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연합인데, 이 고리는 그리스도께로의 연합이다.♡

우리는 우리의 그리스도와의 신비적이고 동맹적 일체성이 명백히 나타나는 것은 바로 생명적 연합을 통해서라는 것을 지적했었다. 우리가 우리를 위한 아버지의 사랑과 아들의 사역에 대한 지식을 조금이라도 갖게 되는 것은 바로 성령께서 우리를 죽음에서 생명으로 옮기셨을 때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그리스도와의 구원적 연합을 갖게 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우리가 그리스도에게 생명적으로 결합하였다는 개인적인 증거를 조금이라도 갖게 된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우리는 하나님께서 성취하신 일의 역순으로만 하나님의 영원하신 목적이 완성하신 일을 이해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원인에서 결과로 진행하시지만 우리는 결과에서 원인으로 소급해 이해해야 한다. 우리가 예로 들고 있는 그 용어를 사용해 보자면,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한계내에 있는 사슬의 제일 낮은 곳에 있는 고리를 이해하였을 때, 바로 그 위의 고리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이 장 전부는, 탐구적인 독자가 제일 마지막 고리로 인하여 품게 된 질문, 즉 어떻게 나는 내 영혼에 영적 생명이 실제로 전달이 되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확인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답해 줄 것이다. 지극히 중요한 이 문제에 대하여 열심히 그리고 기도하며 우리 자신을 살피는 일은 참으로 긴급한 우리 각자의 의무이다.

이 글의 독특한 주제를 발전시켜 나가기 전에, 그에 대한 적당한 서론으로서, 위의 문제를 결정짓기 위해 한 두 가지 의견을 말해보자.

첫째로, 영적 생명이 있는 곳에는 영적 감각이 있다.♡

즉 "저희는 지각을 사용하므로 연단을 받아 선악을 분별하는 자들이니라"(히 5:14). 우리의 자연적 감각이 차가운 것과 뜨거운 것 사이의 차이를 깨닫고 느끼는 것과 마찬가지로, 소생된 영혼의 영적 감각도 선과 악, 죄와 거룩 사이의 차이를 인지하고 느낀다.

우리의 마음 속에 영적 생명이 있다면, 영혼은 죄의 짐을 느끼고 그 아래에서 신음할 수밖에 없다.♡ 방금 우리가 언급하였던 것은, 중생하지 못한 자들이 때로 의식하게 되는 양심의 찔림이나 두려움으로 인한 고통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그들은 죄의 선고에 놀랄지도 모르지만 그 죄의 오염에는 슬퍼하지도 공포에 사로잡히지도 않는다.

그들은 지옥을 두려워하면서도 하나님을 슬프게 하는 일은 결코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들은 타인이 자신의 거짓을 알아챘을 때는 굴욕감을 느끼면서도 하나님을 향해서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둘째로, 영적 생명이 있는 곳에는 영적 기갈이 있다.♡

"즉 "갓난 아이들같이 순전하고 신령한 젖을 사모하라"(벧전 2:2). 거듭난 자는 오직 그리스도만이 자신의 깊은 필요를 채워주실 수 있다는 것을 깊이 통찰하고 있다.

세째로, 영적 생명이 있는 곳에는 영적 활동이 있어야 한다.♡

이것에 대해서는 앞으로 상술하겠다. 우리가 생명적 연합과 구원의 연합을 엄밀히 구분하였던 일을 보고 좀더 비판적인 몇몇 독자들은 놀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은 오직 하나의 연합만이 있어서 죄인이 거듭난 순간에 그는 실제로 구원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그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를 위해 반드시 길을 마련해 주기는 할지라도, 중생과 구원은 아주 다른 것이다. 우리가 '구원' 되는 것은 바로 우리가 개인적으로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을 때이다(행 16:31). 그러나 구원에 이르는 믿음은 영적 행위이기 때문에, 영적으로 죽어있는 자는 그 일을 행할 수 없다.♡

성령께서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구원에 이르는 믿음에 들어갈 자격을 주기 위하여 영혼을 소생시키신다. 데살로니가후서 2:13에 나와 있는 순서를 신중히 살펴보라.

"하나님이 처음부터 너희를 택하사 성령의 거룩하게 하심과 진리를 믿음으로 구원을 얻게 하심이니". 즉 "성령의 거룩하게 하심은" 성령께서 이 생명을 전달해 주시는 일이며 이 일을 통하여 성령께서는 우리를 죄 중에 죽어 있는 자와 구분하시는데 이것은 우리가 '진리를 믿는 것' 보다 먼저 일어나는 일이다.

Arthur W. Pink 영적인 연합과 친교 p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