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인 실천 7] 그리스도인의 출발

제 1장 구원에 이르는 신앙(신앙의 본질 2)

요한복음에 등장하는 사람들을 분류해보면 위와 동일한 세 부류의 사람들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부류는 이스라엘의 완고한 지도자들인 서기관과 바리새인들, 그리고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의 부류이다.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공적사역을 시작하신 시초부터 마지막 끝내실 때까지 공공연하게 그리스도를 반대하였다. 그리고 주님의 복스런 가르침과 기이한 이적들도 그들의 심령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못하였다.

두번째 부류는 주님의 말씀을 "즐겁게 들었던"(막 12:37)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기는 했으나"(요 12:37; 7:31; 8:30; 10:42; 12:11등 참조) 자신들이 구원받았음을 나타내 보여주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겉으로는 그리스도를 반대하지는 않았으나 속으로는 단 한번도 그리스도께 그들의 마음을 복종시키 적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게 주님의 신적인 이적들은 매우 인상적이었으나 그들은 쉽게 실족하곤 하였다(요 6:66).

세번째 부류는 극소수였는데, 그들은 그들의 마음과 삶 속에 "그리스도를 영접하여"(요 1:12) 그들의 주인과 구주로서 모시는 사람들이었다. 오늘날의 세상에도 명확히 식별할 수 있는 세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첫째로, 그리스도에 대해 아무런 신앙고백도 전혀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데, 그들은 그리스도를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리스도께 대한 갈망이 전혀없다. 이 사람들은 모든 계시에 대해 귀먹은 사람들이며, 주님 예수에 대한 자기들의 미움을 구태여 숨기려고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둘째로, 자연스러운 감정으로 그리스도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그리스도와 그분의 복음운동에 적대적이기는 커녕, 그리스도와 참 제자들속에 섞여 있다. 그들은 진리에 관해 많이 배웠으므로 '그리스도를 믿는다. '그러나 그들의 믿음이란 것은 모하메드를 헌신적으로 믿는 성실한 이슬람교도들에 의하여 양육된 어린 아이들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하여 가지는 믿음과 같은 정도이다.

이 사람들은 또한 그리스도의 보혈의 가치에 대해 많은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에 장차 오는 진노로부터 구속받으려고 그 보혈의 공로를 의지한다. 그러나 그들의 매일의 생활 속에서 우리는 그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다는 것을 입증할 만한 어떤 증거도 찾아볼 수가 없다!

세째 부류는 아주 "적은 수"(마 7:14)인데 이 사람들은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진 채 경멸당하고 배척받은 그리스도를 사랑하며 묵묵히 따라가며 또한 하나님께 철저히 순종하는 사람들이다.♡

그렇다.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 가운데는 구원에 이르는 신앙이 있는가 하면 구원에 이르지 못하는 신앙도 있다. 이 말에 대해 반대할 사람은 아마 거의 없으리라고 본다. 그러나 구원에 이르지 못하는 신앙을 단순히 역사적인 신앙이라고 말하거나, 혹은 그리스도 그분을 믿는 신앙만이 아니라 그리스도에 관한 것을 믿는 신앙도 있다는 점을 말함으로써 이 말의 의미를 약화시키려 드는 사람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그렇지가 않다. 우리가 지금 역사적인 신앙을 구원에 이르는 신앙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여기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비록 어떤 사람들이 역사적인 신앙 그 이상의 신앙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그리스도에 관하여 단지 두뇌로만 이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이해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그들의 신앙이 구원에 이르는 신앙에 못미치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실재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우리 주변에도 무수히 많다.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우리가 앞서 다루었던 사람들, 즉 구약시대 당시 하나님을 믿었고, 의지했고, 기대었고, 의존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원받지 못했던 사람들의 전형적인 예에 해당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면 구원에 이르는 신앙의 구성요소는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을 얻으려면 우리는 그 신앙의 성경적인 정의를 제시해야 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구원에 이르지 못하는 신앙과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가 하는 것을 밝혀야만 한다.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 두 신앙은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즉, 영혼과 하나님을 생명력있게 연합시켜 주는 구원에 이르는 신앙의 여러 구성요소들을 구원에 이르지 못하는 신앙 역시 향유하고 있다는 말이다.

지금 필자가 빠지지 않기 위해 찾아 내려고 하는 함정들은 한편 참 신자들에게는 성경이 보여주는 표준보다 더 높은 표준이 되기 때문에 지나친 실망거리가 되겠으나 다른 한편 거듭나지 못한 형식상의 그리스도인들에게는 그들을 포함할 만큼 낮은 표준이 될 것이므로 오히려 격려가 될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합법적인 지위를 보류시키기를 원치 않는다. 또한 우리는 자녀들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져 주는 죄 범함도 원치 않는다. 부디 성령께서 우리를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옵시기를....

Arthur W. Pink 영적인 실천 p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