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강해 4] 창조와 회복 1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는 땅의 상태와 관련하여 1절의 상태보다 훨씬 나중의 상태를 가리키는 것임에 틀림없다. 백여 년 전에 찰 머스(Dr. Chamers)는 창세기 1장 2절의 "혼돈하고 공허하며"(was)가 "혼돈하고 공허하게 되었으며"(became)로 번역되어야만 함을 지적했다.

그렇다면 1절과 2절 사이에 어떤 엄청난 사건이 개재(介在)되어 있었음에 틀림없다. 그러한 사실은 이사야 45장 18절로부터 확실해진다. "대저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하늘을 창조하신 이 그는 하나님이시니 그가 땅을 지으시고 그것을 만드셨으며 그것을 견고하게 하시되 혼돈하게 창조하지 아니하시고 사람이 거주하게 그것을 지으셨으니."

이사야는 땅이 본래 창세기 1장 2절이 묘사하는 상태로 창조되지 않았음을 분명하게 선언한다. 3절 이후에 발견되는 것은 최초의 창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폐허가 된 것을 다시 세우는 회복에 대한 이야기다.

1절은 최초의 창조에 대해 이야기하며, 2절은 6일 동안의 회복의 역사(役事) 이전의 땅의 상태를 묘사한다. 1절이 시간적으로 얼마나 먼 지점까지 우리를 이동하는지, 혹은 땅이 폐허가 "되기"(bwcame) 전에 얼마나 긴기간이 개재되어 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오늘날 우리는 지질학자들이 이야기하는 어마어마한 연대(年代)에 대해 듣는다. 그렇지만 어쨌던 과학이 발견한 사실들과 성경이 가르치는 것 사이에 어떤 상충도 없다. 1절과 2절 사이에 있는 미지의 기간은 역사(歷史) 이전의 모든 시대를 품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광대하다. 그러나 3절 이후에 일어난 모든 일은 지금으로부터 6,000년을 넘어가지 않는다.

출애굽기 20장 11절의 "이는 엿새 동안에 나 여호와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 라는 말씀을 주목해 보라. "창조하는" 것과 "만드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창조하는" 것은 어떤 것을 무(無)로부터 존재로 부르는 것이다.

반면 "만드는" 것은 이미 존재하는 재료로부터 어떤 것을 형성하며 빚는 것이다. 목수는 나무로부터 의자를 만들 수 있지만, 나무 자체를 창조할 수는 없다. 처음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창 1:1). 그리고 나중에 즉 최초의 창조가 된 폐허가 된 다음에 하나님이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드셨다(출 20:11).

출애굽기 20장 11절은 창세기 1장과 "날"이 어떤 종류의 날인지, 다시 말해서 그것이 24시간 하루인지 아니면 어떤 긴 기간을 의미하는 것인지와 관련하여 제기된 논쟁을 해결한다. "6일"동안 다시 말해서 문자적인 24시간의 "날"들로 이루어진 6일 동안, 하나님은 어떤 엄청난 사건으로 말미암아 혼돈과 공허 속으로 떨어진 것을 회복시키며 재구성하는 일을 완성하셨다.

3절 이후의 이야기는 하나의 서사시로 간주되어서는 안되며, 하물며 풍유(allegory)로 간주되어서는 더더욱 안된다. 그것은 신적 계시에 대한 문자적이며 역사적(歷史的)인 언급으로서 간주되어야만 한다. 나는 창세기 1장의 가르침과 현대 과학이 일치되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을 그다지 호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도리어 나는 각종 과학적인 이론들을 성경의 가르침과 일치시키는 것은 과학자 자신들의 몫이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기독교 신앙은 사람의 지혜 위에 세워지지 않으며, 과학자들의 지지대를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

기독교 신앙은 성경의 영원히 흔들리지 않는 반석 위에 세워지며, 그 이상 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너무나 자주 기독교 변증가들은 자신들의 올바른 기초를 내던져 버리곤 했다. 예컨대 앗수르의 옛 점토판 가운데 하나가 하나가 해독되면, 사람들은 구약의 역사(役事) 가운데 발견되는 어떤 언급이 확증되었노라고 의기양양하게 떠들곤 했다. 그러나 그것은 앞뒤가 바뀐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어떤 "확증"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앗수르의 점토판에 있는 어떤 기록이 성경의 기록과 일치한다면, 그것은 성경의 기록의 정확성을 확증하는 것이 아니라 앗수르 점토판의 기록의 정확성을 확증하는 것이다. 둘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앗수르 점토판의 기록이 잘못된 것임을 나타내는 명백한 증거이다.

마찬가지로 과학의 어떤 가르침이 성경과 일치한다면, 그것은 그러한 과학의 가르침이 옳음을 보여 주는 증거이다. 마찬가지로 과학의 어떤 가르침이 성경과 일치한다면, 그것은 그러한 과학의 가설이 보여 주는 증거이다. 그러나 서로 상충된다면, 그것은 그러한 과학의 가설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 주는 증거이다.

세속적인 사이버 과학자들은 우리의 논리를 조롱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의 조롱은 단지 다음과 같은 하나님의 말씀이 사실임을 증명할 뿐이다.

"육에 속한 사람은 하나님의 성령의 일들을 받지 아니 하나니 이는 그것들이 그에게는 어리석게 보임이요, 또 그는 그것들을 알 수도 없나니 그는 그러한 일은 영적으로 분별되기 때문이다"(고전 2:14). 💕

Arthur W. Pink 창세기 강해 p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