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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시리즈/산상수훈 강해 (Sermon on the Mount)

[산상수훈 87]

En Hakkore 2024. 7. 14. 11:07

율법과 사랑 1(마 5:43-48)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43, 44절).

산상 설교의 이 구절만큼 주석가들에 의해 수난을 당한 구절은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주석가들은 전 문맥을 주의 깊게 음미하지 못하거나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해 문장의 의도를 완전히 곡해하고 말았다.

그러한 잘못의 결과로 말미암아 이 구절에서 말하고자 한 주님의 의도는 오해를 받게 된 것이다. 즉 새 언약의 도덕적 기준이 유대교의 그것보다 월등히 우수하다고 설명하게 됨으로써 잘못된 생각이 널리 퍼지게 된 것이다.

많은 주석가들이 주요 용어인 이웃과 사랑에 너무 제한된 의미를 부여하여 정의를 내렸다. 이 구절의 해석을 그들이 주장하고 있는 신학적 체계와 일치시키기 위해 몇 주석가들이 만든 임시변통은 실로 우습기 짝이 없다.

주석가들 사이에도 의견이 크게 다르고, 그들의 설명이 얼마나 모호하고 불만족스러운 것인가에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에 대한 그들의 주석에서 발췌한 다음의 인용문에서 알 수 있다.

"우리는 공공연하게 악하고 불경한 자를 좋아하지도 아니하고, 사기꾼이라 알고 있는 자를 믿을 수도 없다. 그러나 모든 인간을 존경해야 한다면 우리는 그 인간의 본성에게는 경의를 표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든 사람을 한결같이 사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원수의 인간성까지도 샹냥하고 칭찬할 만한 것으로 기꺼이 후대하여야 한다.

원수의 인간성에도 현명함, 선량한 기질, 학식, 도덕적 미덕, 다른 사람에 대한 친절, 신앙고백 등이 있고 그들이 비록 우리의 원수이긴 하나 우리의 그런 본성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들을 불쌍히 여겨야 하며 선의로 대해야 한다"(매튜 헨리).

이 말은 우리에게 아주 불명료하게 보인다. 첫째, 이 저명한 저자는 실제로는 우리가 원수를 사랑할 수 없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즉 그는 인간성 가운데서도 선량한 자질로 분별되는 것만을 존경해야 하며, 원수에 대해서는 우리가  그들의 행복을 빌어 주어야 한다는 말로 끝맺고 있다.

토머스 스코트(Thomas Scott)의 견해도 이와 같다.

"그들을 자비로 바라보며, 그들의 비방과 저주를 착한 행위와 친절한 행실로써 대하고, 그들이 끼치는 손해에 대해서 자비로운 행위로 대하는 것"이 기독교인의 의무라는 주장으로 시작하고 있긴  하지만, 다음을 덧붙임으로써 그 의미를 손상시켰다.

"주께서 여러 가지 은혜를 그의 백성에게만 그토록 많이 베풀어 주셨듯이 우리의 특별한 우정, 친절, 즐거움 또한 의로운 사람에게만 제한되어져야 한다. 은혜를 베푸는 자에 대한 감사나 특별한 친구에 대해 편애는 원수와 박해자에게 향한 일반적인 선의나 선행과 잘 조화를 이룬다."

이 말 또한 우리에게 '원수를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이 진정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 의아심을 품게 만든다.

앤드류 풀러(Andrew Fuller)는 스콜라 철학자의 난해한 이론에 의존하여 실마리를 풀고자 하였다. 그런데 스콜라 철학자들은 하나님에게나 인간에게는 모두 두 가지 다른 종류의 사랑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의 주장으로 인해 사람들은 사랑과 단순한 친절을 혼돈하게 되었다, 이 저술가는 "박해와 친절을 구분하지 못한 이유로 이 주제에 대해 많은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박애란 인간이 하나님의 친구가 될 가능성이나 희망이 조금이라도 있을 때 그들의 성품에 관계없이 마땅히 받아야 하는 것이고, 친절이란 성품이라고 하는 토대 위에서만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원수에 대한 사랑' 중에서)고 말했다.

이 말의 요점은 우리가 하나님의 원수에 대해 실행한 사랑은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에게 품는 사랑과는 완전히 다른 종류라는 것이다.

Arthur W. Pink 산상수훈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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