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주권 6]

제2장 창조와 하나님의 주권

"우리 주 하나님이여 영광과 존귀와 권능을 받으시는 것이 합당하오니 주께서 만물을 지으신지라 만물이 주의 뜻대로 있었고 또 지으심을 받았나이다 하더라"(요한계시록 4:11).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주권은 하나님 전체의 특징이다 이제 하나님의 주권이 그분의 모든 방법과 행위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보자.

창세기 1장 1절 이전에 참으로 광대한 영원이 펼쳐져 있었다. 우주는 아직 태어나지 않았고, 창조세계는 위대한 창조자 하나님의 마음에만 존재했다. 오직 하나님만이 그분의 주권적 광휘 가운데 홀로 거하고 계셨다. 우리는 지금 하늘과 땅이 창조되지 않았던 아득히 먼 시대를 말하는 중이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천사들이 존재하기 전이었고, 그분의 관심을 끌 피조물이 존재하기 전이었으며, 굴복시켜야 할 배반자들이 존재하기 전이었다. 위대하신 하나님만이 그분의 광대한 우주의 깊은 고요 가운데 홀로 계셨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시간-시간이라 부른다면-에도 주권적이셨다. 하나님은 무엇인가를 창조하실 수도 있었고 창조하지 않으실 수도 있었다. 그것은 오직 그분의 뜻에 달렸었다. 또 하나님은 이 방법으로 창조하실 수도 있었고, 저 방법으로 창조하실 수 있었다.

하나님은 세상을 하나만 창조하실수도 있었고 많이 창조하실수도 있었다. 그분이 어떻게 하시든. 그분의 뜻을 막을 존재가 없었다. 하나님은 말씀으로 같은 종류의 생명체를 수없이 창조하여 동일한 환경에 두실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그분에게 이의를 제기할 존재가 있었겠는가?

하나님은 유한한 계산법을 초월하는 참으로 거대한 세상을 창조하실 수도 있었고, 최고의 현미경을 동원해야 그 존재가 육안으로 확인될 만큼 참으로 작은 유기체를 창조하실 수도 있었다. 하나님이 자신의 보좌를 두는 높은 스랍들(천사들)뿐 아니라 태어나서 채 한 시간도 못사는 조그만한 벌레까지 창조하신 것은 그분의 주권적 권위였다.

전능하신 하나님은 하나의 우주에 모든 것을 똑같이 창조하는 대신에 가장 높은 천사부터 기어다니는 파충류에 이르기까지, 공전하는 횡성부터 유성에 이르기까지, 대우주부터 소우주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다양성을 부여하기로 하셨다. 그때 하나님의 주권적인 뜻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었을 존재가 있었겠는가?

인간이 존재하기 오래 전에, 하나님이 자기의 주권을 어떻게 행사하셨을지 생각해 보자. 하나님의 창조에 대해, 그분이 창조할 피조물의 기질에 대해, 누군가 그분에게 조언을 했는가? 하늘을 나는 새들을, 땅을 달리는 동물들을, 바다를 헤엄치는 물고기를 생각해 보라. 그리고 물어보라.

"누가 이름을 저마다 다르게 만들었는가?" 이들의 창조자가 이들의 다양한 위치-하늘, 땅, 바다-와 습성을 직접 정하지 않았는가? 이것이 하나님의 주권이다.♡

하늘을 보면서 하나님의 주권의 신비를 생각해 보라. 생각이 깊은 관찰자에게는 그 신비가 분명하게 나타난다. "해의 영광이 다르고 달의 영광이 다르며 별의 영광도 다른데 별과 별의 영광이 다르도다"(고전 15:41). 그런데 왜 이들의 영광이 서로 다른가? 왜 해는 나머지 별들보다 영광스러운가?

왜 밝은 별이 있고 희미한 별이 있는가? 왜 이렇게 놀라운 차이를 보이는가? 왜 어느 별은 다른 별보다 태양에서 더 가까운가? 왜 꼬리별, 별똥별, 떠돌이별(유 1:13 참조). 죽어가는 별들이 있는가? 대답은 하나뿐이다. "만물이 주의 뜻대로 있었고 또 지으심을 받았나이다"(계 4:11).♡

이제 우리가 사는 행성을 보자. 왜 지구 표면의 3분의 2는 물로 덮였고, 나머지 3분의 1마저 상당 부분이 경작이나 주거에 부적합한가? 왜 거대한 습지와 사막과 빙원이 있는가? 어째서 어느 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지형이 아주 험한가?

왜 어느 나라는 땅이 비옥한데 어느 나라는 거의 불모지인가? 왜 어느 나라는 광물이 풍부한데 어느 나라는 전혀 없는가? 왜 어느 나라는 기후가 온화해 건강에 좋은데 어느 나라는 기후가 사나와 건강에 해로운가?

왜 어느 나라는 강과 호수가 많은데 어느 나라는 거의 없는가? 왜 어느 나라는 지진으로 끊임없이 고통당하는데 어느 나라는 지진이 전혀 없는가? 왜 그런가? 해답은 간단하다. 이것이 만물을 창조하고 붙드는 분의 뜻이기 때문이다.

동물의 세계가 얼마나 다양한지 생각해 보라.

사자와 양, 곰과 염소, 코끼리와 생쥐를 비교할 수 있는가? 말이나 개처럼 지능이 상당히 높은 동물이 있는가 하면 양이나 돼지처럼 지능이 아주 낮은 동물도 있다. 왜 그런가?

무거운 짐을 져야 하는 동물이 있는가 하면 평생 자유로운 동물도 있다. 왜 노새와 나귀는 굴레에 매여 고되게 살고 사자와 호랑이는 정글을 마음껏 누리며 사는가?

마찬가지로, 식용에 적합한 동물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동물도 있다. 아름다운 동물이 있는가 하며 추한 동물도 있다. 힘센 동물이 있는가 하면 아주 허약한 동물이 있다. 굉장히 빠른 동물이 있는가 하면 가까스로 기는 동물도 있다.

그리고 인간에게 유용한 동물이 있는가 하면 거의 쓸모없는 동물이 있고, 수백 년을 사는 동물이 있는가 하면 기껏 몇 달밖에 못 사는 동물이 있다. 유순한 동물이 있는가 하면 사나운 동물이 있다. 이 모든 다양성과 차이가 왜 존재하는가? 더 나아가 이러한 다양성과 차이는 조류와 어류에서도 나타난다.

이제 식물의 세계를 생각해 보자.

왜 장미는 가시가 있는데 백합은 없는가? 왜 어느  꽃은 아름다운 향기가 있는데 어느 꽃은 없는가? 왜 어느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는데 어느 나무는 독이 있는 열매를 맺는가? 왜 어느 식물은 서리를 뚫고 올라오는데 어느 식물은 서리를 맞으면서 죽는가?

왜 같은 과수원에서도 어느 사과나무는 열매가 풍성한데 어느 사과나무는 열매가 거의 없는가? 왜 어느 식물은 한 해에도 열 두 번씩 꽃이 피는데 어느 식물은 백 년마다 꽃을 피는가? 참으로 "여호와께서 그가 기뻐하시는 모든 일을 천지와 바다와 모든 깊은 데서 다 행하셨도다"(시 135:6).

천사를 생각해 보라.

분명히 사람들은 천사라면 모두 똑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다른 곳에서처럼, 여기서도 창조자의 주권적인 뜻이 나타난다. 어느 천사들은 다른 천사들보다 계급이 높다. 어느 천사들은 다른 천사들보다 강하다.

어느 천사들은 다른 천사들보다 가까이서 하나님을 섬긴다. 천사장부터 스랍(seraphim)과 그룹(cherubim)을 거쳐 '통치자들과 권세들'에 이르기까지(엡 3:10 참조), 통치자들과 권세들부터 '주관자들'에 이르기까지(엡 6:12 참조), 그리고 천사들 내에서도-천사라고 다같은 천사가 아니다.

똑같은 질문을 다시 하겠다. 왜 이러한 불평등이, 계급과 서열이 차이가 있는가? 우리가 할 말은 이게 전부다. "오직 하나님은 하늘에 계셔서 원하시는 모든 것을 행하셨나이다"(시 115:3).

하나님의 주권은 창조세계 전체에 나타난다. 동일한 하나님의 주권이 인간세계에 나타난다고 이상하게 생각할 이유가 있는가? 하나님이 한 사람에게는 다섯 달란트를, 다른 사람에게는 한 달란트를 주기로 결정하셨다고 이상하게 생각할 이유가 있는가?(마 25:15 참조).

한 부모에게서 어느 자녀는 건강하게 태어나고, 어느 자녀는 병약하게 태어난다고 이상하게 생각할 이유가 있는가?아벨은 한창 때 죽은 반면에 가인은 오래 살았다고 이상하게 생각할 이유가 있는가? 사람들이 다양한 인종에서 다양한 국적을 갖고 태어난다고 이상하게 생각할 이유가 있는가?

지적 장애를 안고 태어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높은 지능을 갖고 태어나는 사람도 있다. 소극적인 성품을 갖고 태어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적극적인 성품을 갖고 태어나는 사람들이 있다. 이기적이고 불같으며 자기중심적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천성적으로 희생적이며 순종적이며 온유한 사람도 있다.

타고난 리더가 있는가 하면 따르고 섬기는 게 더 잘 맞는 사람이 있다. 그렇다고 이것을 이상하게 생각할 이유가 있는가? 유전과 환경으로는 이 모든 다양성과 차이를 설명하지 못한다. 서로 다르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왜 하나님이 이렇게 하시는가? "옳소이다 이렇게 된 것이 아버지의 뜻이니이다"(마 11:26). 이것이 우리의 대답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기본 진리를 배워라. 창조자는 절대 주권자이시기에 자기 뜻을 이루시며, 자신이 기뻐하시는 대로 행하시며, 오직 자기 영광만 생각하신다.

"여호와께서는 모든 것을 자신을 위해 지으셨다."(잠 16:4, KJV직역).

그분은 이렇게 하실 완전한 권리가 있다. 하나님이 하나님이신데, 누가 그분의 선택에 이의를 달겠는가? 그분에게 불평하는 것은 노골적인 거역이다. 그분의 방법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그분의 지혜를 손가락질하는 행위이다. 그분을 비난하는 것은 가장 큰 죄다. 그분이 누구인지 잊었는가?

보라 "그의 앞에는 모든 열방이 아무것도 아니라 그는 그들을 없는 것 같이, 빈 것 같이 여기시느니라 그런즉 너희가 하나님을 누구와 같다 하겠으며 무슨 형상을 그에게 비기겠느냐?"(사 40:17-18).♡

Arthur W. Pink 하나님의 주권 p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