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eanings in Joshua 39] 붉은 줄(여호수아 2:1-24)

그 열 두 정탐꾼을 보낸 일이 불신앙적인 조치였다는 것에 대해 성경은 침묵할 뿐 아니라, 민수기 13:1-2은 오히려 다음과 같이 분명하게 말씀한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사람을 보내어 네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주는 가나안 땅을 정탐하게 하라"(민 13:1-2).

그리고 그 일이 여호와의 편에서 양보하신 것이라거나, 그가 그 백성을 그들의 마음의 욕심에 내버려주신 것이라는 암시도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여호수아는 좋은 선례와 기록된 실례를 통해 두 정탐군을 보내는 일에서 안내를 받은 것이다. 하지만 설사 그런 선례가 없었더라도, 그의 조치는 비난받기는커녕 오히려 정당한 수단을 사용하는 아주 지혜롭고 영민한 처사였다 한다.

일을 시행하기 전에 미리 확인하는 것은 그의 임무였다. 여리고의 지리를 확인하고, 그 방어진에 공격하기 좋은 약점은 없는지를 알아내고, 그 결과에 따라 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니 그는 그런 조치를 통해 자신의 책무를 다했을 뿐이었다.🫰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신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잠 3:5)라는 말씀이 적용되는 범위에 대해 오늘날 많은 오해가 있고, 믿음을 광신(狂信)과 혼동하는 경우가 하다하다. 이와 관련해 믿음으로 행한다고 해서 정당한 수단을 전혀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주어야겠다. 단, 그 수단에 의지해서는 안 되고 하나님이 그 수단에 복을 주시는 것에 의지해야 한다.👏

하나님이 내 재산을 보호하실 것이라는 것을 핑계로, 이웃에 도둑질이 기승을 부릴 때에 집 문과 창문을 잘 걸어 잠그기를 기피한다거나, 화로에 불이 타고 있는 것을 그냥 두고 잠자리에 든다면, 이는 그분을 신뢰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을 시험한다.

이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마태복음 4:6-7을 조심스럽게 살펴보기 바란다. 하나님을 신뢰한다고 해서, 위험에 대한 예방 조치나 성공을 위한 합당한 수단의 사용 등, 내가 감당해야 할 임무를 배제시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

크롬웰(Cromwell)이 휘하의 병사들에게 "하나님을 신뢰하고, 동시에 화약을 건조해 놓으라"고 명령한 것이나, 여호수아가 정탐꾼을 보낸 것이나 모두 불신앙 때문이 아니었다. 믿음이 있다고 해서 자연스러운 책무들이 면제받는 것이 아니다.

여호와께서 싸움을 할 필요도 없이 여리고를 무너지게 하시리라는 것을 여호수아는 아직 알지 못했다. 여호와께서는 그 가나안 족속들의 요새가 이스라엘 군대의 직접적인 공격이 없이 그 가나안 족속의 요새를 함락시키리라는 것을 시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그의 종에게 계시하시게 된다.

하나님의 그러한 은밀한 뜻은 여호수아의 처신을 좌우하는 원리가 전혀 아니었다. 그는 그저 성경에 "기록된" 모든 말씀에 따라서 행해야 했고, 우리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책무는 하나님의 작정하심이나 성령의 내적인 충동에 의해서가 아니라 오직 말씀에 의해서 가늠된다.🫡

이스라엘의 지도자로서 여호수아는 여리고를 향해 진군하기 전에 먼저 그 곳과 그 주변에 관한 모든 사항을 알아야 했다. 누가복음 14:31이 우리가 여기서 제시하고 있는 원리의 실례를 잘 보여 준다.

"눈의 아들 여호수아가 싯딤에서 두 사람을 정탐꾼으로 보내며 이르되 가서 그 땅과 여리고를 엿보라 하매 그들이 가서"(수 2:1)

예전의 경험(민 13장)에 비추어볼 때, 여호수아가 여기서 믿음과 용기와 지혜의 사람을 조심스럽게 정탐꾼으로 선정했다고 볼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여겨진다.

그러므로 그 정탐꾼들은 그 위험한 작전을 위해 출발하기 전에 먼저 여호와를 찾고, 그분의 손에 모든 것을 의탁하며, 은혜로이 그 일에 성공을 베푸시기를 그에게 구하였다고 결론짓는 것이 정당하다. 그들이 사실 그렇게 했다면[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은 좀 어폐가 있다.] 다음과 같은 약속이 그들에게서 성취되었다 한다.

"그들이 부르기 전에 내가 응답하겠고 그들이 말을 마치기 전에 내가 들을 것이며"(사 65:24).

그 두사람이 작전을 수행하기 전에 여호와께서 그들보다 먼저 가셔서, 그들이 유숙하게 될 그 집의 여 주인을 용감하고도 견고한 아군으로 일으키사 그들의 길을 예비하신 것이다. 아멘! 필자는 - 아마도 여러분도 마찬가지겠지만 - 그런 복된 일이 얼마나 자주 경험해 왔는지 모른다.🫰

Arthur W. Pink 여호수아 강해 p105

● 마태복음 4장 6-7절 새번역
말하였다.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거든, 여기에서 뛰어내려 보아라. 성경에 기록하기를 '하나님이 너를 위하여 자기 천사들에게 명하실 것이다.' '그들이 손으로 너를 떠받쳐, 너의 발이 돌에 부딪치지 않게 할 것이다' 하였다." 예수께서는 악마에게 말씀하셨다. "또 성경에 기록하기를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아라' 하였다."

● 누가복음 14장 31절. 새번역
"또 어떤 임금이 다른 임금과 싸우러 나가려면, 이만 명을 거느리고 자기에게로 밀고 들어오는 자를 만 명으로 당해 낼 수 있을지를, 먼저 앉아서 헤아려 보아야 하지 않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