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eanings in Joshua 262] 기브온에서의 승리(수 10:1-43)

성경에는 "굴"에 얽힌 사건들이 상당히 다양하게 기록되어 있다. 첫 번째로 눈에 띄는 것은 롯과 그의 딸들이 긍휼을 입어 소돔으로부터 구원받은 후 언급하기조차 민망한 사건을 벌인 장소였다(창 19:30-38)

그 다음에는 아브라함이 값을 치르고 에브론의 밭을 매입한 사건인데, 그의 아내 사라를 매장한 굴이 그 밭에 있었다(창 23:17, 19). 그리고 나사로를 위한 임시 무덤 역시 굴이었다(요 11:38). 그러나 구주 예수님의 무덤은 그렇지 않았다. 그의 거룩한 시신은 "바위 속에 판" 새 무덤에 안치되었다(마 27:60).

다윗과 그의 충성스러운 부하들은 사울의 살해의 손길을 피해 아둘람 굴의 은신했다(삼상 22:1). 그 후 오바댜는 여호와의 선지자 오십 명에게 굴을 은신처로 제공하여 사악한 이세벨의 손아귀에서 피하게 했는데(왕상 18:4), 히브리서 11:38에서 그 사실을 암시해 준다.

마지막으로 굴이 언급되는 것은 요한계시록 6장인데, 어린 양의 진노의 큰 날(여호수아 10장은 희미하게나마 그날을 그려준다. 그 날에도 하늘의 일월성신들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니 말이다) 땅의 왕들과 귀인들이 산의 바위와 동굴 속에 몸을 숨기고 이렇게 말하게 될 것이다.

"우리 위에 떨어져 보좌에 앉으신 이의 얼굴에서와 그 어린 양의 진노에서 우리를 가리라"(계 6:16).

"어떤 사람이 여호수아에게 구하여 이르되 막게다의 굴에 그 다섯 왕들이 숨은 것을 발견하였나이다 하니"(수 10:17).

어쩌면 이 벌을 15절과 연결시켜서, 거기의 진술이 여호수아가 길갈로 즉시 돌아갈 계획을 세웠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그 계획을 시행해 옮기기 전에, 기브온을 공격한 그 주모자들에게 완전한 복수를 시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여호수아가 보고를 받은 사실로 볼 때에, 그가 사전에 그 왕들을 수색하여, 그들이 포로 중에 있는지를 확인하거나 아니면 전쟁터에서 그들의 시신이라도 찾아낼 것을 명령한 것으로 보인다.

그 도피한 왕들이 은신한 장소를 여호수아에게 알려준 것이 이스라엘 군병들인지 아니면 그들과 함께 도피해 있던 가나안 족속 중의 일부가 목숨을 부지하고자 여호수아의 "정보원"으로 변신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저 그 왕들이 은신하려 했으나 그것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사건의 개요만 진술되고 있을 뿐이다.

여기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그들은 단순히 이스라엘이 칼만 피하려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보복까지도 피하려 했다는 점 -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싸우셨으므로"(14절) -이다. 그러나 그에게서 피신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여호수아가 이르되 굴을 어귀 위에 큰 돌을 굴려 막고 사람을 그 곁에 두어 그들을 지키게 하고"(수 10:18).

싸움의 열기 속에서조차 극히 침착한 이스라엘의 지도자의 모습을 보기 바란다. 방금 받은 보고에 우쭐해지거나 흥분하거나, 곧바로 길갈로 회군할 계획에 차질이 생겨 분노하거나 하지 않고, 그는 그 왕들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적절한 방비 대책을 조용히 명했다.

후에 그들을 불러 합당한 형벌을 내릴 적절한 시기가 오기까지 그들을 굴속에 가두게 한 것이다. 그 다음 두 절에서 드러나는 대로 이스라엘의 임무가 아직 완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왕들은 우박도 칼도 피했으나 결국, 그보다 더 치욕적인 죽음을 위해 남겨졌을 뿐이었다. 그들이 몸을 숨긴 그 굴이 먼저는 그들의 감옥이 되었고 그 다음에는 그들이 무덤의 되었다"(토마스 스코트).

바로의 경우도 이와 매우 흡사하다. 그는 애굽 땅에 임한 열 재앙에서 살아남았으나, 결국은 하나님의 진노와 권능을 드러내는 더 크고 더 뚜렷한 기념물이 되고 말았다. 두 경우 모두 다음의 엄한 선언을 실례로 보여 준다.

  "주께서 불의한 자는 형벌 아래에 두어 심판 날까지 지키시며"(벧후 2:9).🍒

Arthur W. Pink 여호수아 강해 p5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