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dus 90]

유월절 2(출애굽기 12장).

유월절의 제도와 의식은 구약성경의 어디에서나 발견할 수 있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역에 대한 가장 놀랍고도 복된 예표들 중의 하나를 제공한다.

그 중요함은 이후부터 구세주를 일컫는 명칭인 '어린양'(lamb), 이제 보게 될 출애굽기 12장의 내용을 되돌아보게 하는 '어린양' 이라는 명칭이 자주 사용된 사실로부터 추측할 수 있다.

메시야에 대한 예언은 고통당하는 메시야를, "도수장으로 끌려 가는 어린양같이"(사 53:7) 예측했다. 세례 요한은 그에 대하여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이로다"(요 12:9) 라고 소리쳤다.

사도는 그에 대하여 이르기를 "흠 없고 점 없는. 어린양"(벧전1:9)이라고 하였다. 주의 가슴에 기대었던 제자는 성경의 마지막 책에서 스물여덟 번이나 이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이와 같이 구약의 선지자들, 사도 그리고 계시록 예언자들은 구속자의 명칭을 사용하는 일에 일치를 보인다.

그리스도의 희생적 사역의 예표적 그림은 구약성경 전체를 통하여 여러 곳에 널리 흩어져 있지만, 구세주의 인격과 사역의 묘사를 앞에 있는 말씀에서 나타낸 것처럼, 그토록 완전하고 다각적으로 제공해 준 곳이 단 한 군데라도 있을지 의심스럽다.

유월절은 속죄에 대하여 하나님을 향한 것과 인간을 향한 것 그 모두를 설명해 준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신성한 요구에 대한 충족성을 미리 보여주면서, 그리스도를 택정함을 받은 죄인들의 대속물로 간주한다.

그것은 십자가에 대한 하나의 중대한 국면, 즉 그 성격이나 복된 결과에 대하여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에서 그것이 무엇을 상징하는지를 언급한다.

앞장에서는 중심적이고 기본적인 것을 고찰했지만, 이번 장에서는 우리의 주의력을 세부적인 것으로 정할 것이다.

1. 출애굽기 12장의 내용 순서에서 첫째로 주목되는 것은 유월절 제도가 이스라엘의 달력을 바꾸었다는 것이다.

"이 달을 너희에게 달의 시작 곧 해의 첫 달이 되게 하고"(12:2).

유월절의 달이 이스라엘의 한 해의 시작이 되어야 했고, 오직 이 시점으로부터 그들의 국가적 존재가 간주되었다. 그 상징은 극히 세밀한 부분까지 정확하다.

새해가 유월절의 밤부터 정확히 시작되지 않은 것은 그때가 니산월의 열나흘과 열닷새 사이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유월절의 어린양은 주 예수의 모형으로서 문명 세계의 연대는 그리스도의 탄생한 날로 되돌아간다.

Anno Mundi(세계의 해)는 Anno Domini(우리 주님의 해)로 바뀌었다.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심으로 달력이 바뀌었고, 그리고 놀라운 일은 지금의 달력이 그의 죽음으로부터 환산된 것이고 그의 탄생으로부터 된 것이다.♡

세 개의 대륙에 있는 사람들이 베들레헴의 아기로부터 시간을 계산하기로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그러므로 시간의 주가 되신 분이 시간 그 자체 위에 자신의 날인을 찍으셨다!

그러나 우리가 방금 앞에 있었던 사실에 대한 또 다른 적용이 있다. 유월절은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하나님께 희생제물과 속죄제물로 드린 것뿐만 아니라, 또한 믿음을 가진 죄인들이 그에 대해 이것을 자신의 것으로 삼는 것(appropriation)으로 말한다.

'어린양' 을 잡는다는 사실은 십자가를 하나님 쪽에서 보는 것이요, 피를 뿌린다는 것은 믿음의 적용을 말한다.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관계를 변화시키는 것은 이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그리스도의 속죄 희생을 우리의 것으로 삼는 일(전유)이 맨 먼저 되는 일이 아니다. 이 일을 진행시키는 것은 우리 안에 있는 거룩한 은총의 사역이다.

우리가 불법과 죄악으로 죽음에 머물러 있는 동안에 그리스도께로 돌아오는 일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러한 자에게는 그리스도를 이해하기 위한 식별력도, 그를 이해하는 능력도, 그에 대한 필요성도 없다.

사람이 거듭나지 않고는 "하나님의 나라(그 일)를 볼 수 없다"(요 3:3). 중생은 원인이요, 그리스도의 희생에 대한 믿음의 적용은 그 결과이다.

이러므로 이스라엘의 새 달력은 유월절 자체로부터 산정된 것이 아니라, 그것이 일어난 그 달의 처음부터 비롯된다. 여기서 상징하는 진리는 복 되고 소중하다.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되기 전에 살았던 모든 기간은 우리의 계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과거는 말소되었다. 중생하지 못한 우리의 날들은 잃어버린 시간이다. 죄와 사탄을 섬긴 우리들의 지난 삶은 허비된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을 때에는 '옛 것은 지나가고' 모든 것이 새롭게 되었다.♡

Arthur W. Pink 출애굽기 p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