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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학고레의 삶/삶의 이야기

👨‍💼 내가 만난 사람. 이ㅎㅇ(47年生)

En Hakkore 2026. 5. 14. 11:41

  우리 수지사업장에 거의 매일이다시피 출근하는 젊은 사람이 있다. 미혼이고 다소 체구도 있고 잘 생기고 많이 배운 미래가 촉망되던(?) 사람이다.  

버스를 타고 우리 가게를 찾아 오는데 항상 아침에 해장국을 시키고 술을 먹어야 하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사람이다. 그를 단편적으로 알았을 때 "왜 젊은 놈이 아침마다 술 마시고 인생을 그렇게 낭비하나" 생각했었다.

가게를 들어서면 티비리모컨을 챙셔서 자리에 앉으며 해장국과 소주 1병, 음료수 하나(빈속에 먹으면 해롭다고 같이 먹어야 된다고)를 주문하지만, 술은 다 비우고 밥과  반찬은 먹는둥 마는둥 한다.

우리 가게를 찾은지는 오래되었지만. 항상 외상을 남긴 채 돌아가곤 했었는데 그의 사정을 자세히 몰랐던 나는 때론 핀잔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다독이며 복음을 전하곤 했지만 우스갯소리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여름 같은 5월 중순,
오늘에서야 자세한 그의 살아온 삶을 듣게 된 후, 그를 향한 애틋한 생각이 들어, 돌아가는 그를 붙잡고 옷마무새를 단정히 해주며 몸조리 잘하라고 했다. 내가 해줄수 있는게 없었다.

그의 사연은 이렇다. 한양 공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잘 나가던 30-40대 베트남으로 진출 호텔 지배인으로 열심히 살았었지만, 주변은 녹록하지 않았고 그를 항상 힘들게 했다.

3년 전, 극도로 안 좋아진 몸으로 귀국, 서울 세브란스 병원에서 최고 권위자(?)로부터 뇌종양 수술을 받고 난 뒤부터 그의 삶은 망가졌다. 그렇게 부모님께 죄인이 되어 매일 받은 용돈 2만원(그중 남은 돈 2천원으로 버스타고 집으로 돌아간다)으로 아침부터 술을 먹는 것이 고작 그의 일과가 되어 버렸다. 옛날엔 과하게 먹었었지만 절주해서 이 상태니 그를 망가뜨린것은 극 스트레스로 인한 과한 음주였는지도 모른다.

꼬여 버린 그의 인생이 다시 회복될 수 있을까? 뇌종양으로 얻은 후유증은 큰 듯했다. 이마 앞부분 두개골의 선명한 뇌수술자국을 보여주는데 마음이 아팠다.

그는 자주 혼자 말에 익숙해 있고, 리모컨으로 채널 돌리기로 수 없이 하고, 때로는 화장실에 가서 소변을 제대로 보지못해 들락날락거리며 우리 가게에서 용변을 보지 못할 땐 인근 가게로 가서 일을 처리하기도 한다. 식사 도중에 담배를 피우기 위해 대여섯 번은 바깥으로 나간다. 그의 얼굴 모습을 보면 뭔가 좀 얼이 나간 사람과도 흡사해 보인다..

주여!! 그를 불쌍히 여기옵소서 그는 죄인입니다. 그래도 움직이는 자아의식이 있을 때 복음을 알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은혜를 베풀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