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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시리즈/다윗의 생애 (Life of David)

[The Life of David 220] 도망(사무엘하 15장)

En Hakkore 2024. 3. 2. 12:26

저항 없이 도망치는 다윗

이제 고통과 고난과 불 시험이 다윗의 몫이 되었다.

"전령이 다윗에게 와서 말하되 이스라엘의 인심이 다 압살롬에게로 돌아갔나이다 한지라"(삼하 15:13).

그 슬픈 장면을 시각화 해보자. 위협적인 반역의 어두운 구름이 계속해서 모여 들었다. 그리고 이제 왕의 머리 위로 폭풍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이 무렵에 다윗은 약 60세가량 되었고, 그의 건강과 힘은 크게 약화되어 있었다.

그가 믿었던 모사(謀士) 아히도벨은 그를 버렸고, 그가 사랑하던 아들 압살롬은 그를 향해 반역의 기치를 들었다. 그의 왕위는 물론이고 그의 목숨까지도 위태로웠다. 그의 아내들과 어린 자식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당시 솔로몬은 채 열 살이 안 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다윗은 어떤 행동을 취했던가?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그는 회의를 소집하지도 않았고, 반역자의 포위 공격에 맞서 예루살렘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하지 않았고, 자신의 정당한 지위를 지키고 무법한 아들에게 맞서기 위한 결의를 다지지도 않았다.

"다윗이 예루살렘에 함께 있는 그의 모든 신하들에게 이르되 일어나 도망하자 그렇지 아니하면 우리 중 한 사람도 압살롬에게서 피하지 못하리라 빨리 가자 두렵건대 그가 우리를 급히 따라와 우리를 해하고 칼날로 성읍을 칠까 하노라"(삼하 15:14).

마침내 폭풍이 불어오기 시작하자 다윗은 그가 분명하게 자신에 대한 하나님의 의로운 징계라고 느끼고 있는 것에 수동적으로 순응했다. 압살롬이 헤브론에서 반역의 기치를 들었다는 무서운 소식이 들려왔을 때, 다윗이 기껏 생각한 것은 도망을 치는 것이었다.

그 대담무쌍한 전사가 이제 잔뜩 겁을 집어먹고 신속히 도망치려 했고, 단 한 번의 저항도 없이 모든 것을 반역자들에게 내주려 했다. 그의 왕위를 뒤엎는데에는 손가락 하나 까딱할 필요가 없어 보였다. 그는 서둘러 도망칠 준비를 했다. 그는 도망쳐서 안전을 얻는 것 외에는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않았다.

확실히 다윗으로서는 지금 자신이 마주하고 있는 상황이 자신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의로운 징계라고 여길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첫째, 여호와께서는 그에게 "내가 너와 네 집에 재앙을 일으키겠다"(삼하 12:11)라고 선포하셨는대, 그 선포가 이제 그가 사랑하는 아들의 반역을 통해 성취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나중에 이에 대한 다른 증거들도 살펴볼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그가 그렇게 결론을 내릴 만한 두 번째 이유만 살피도록 하자. 그 이유란 그의 모사였던 아히도벨이 압살롬의 반역에 동참했다는 사실이었다. 압살롬은 자신의 대담한 계획을 실천에 옮기기로 결심한 직후 아히도벨에게 도움을 청했다.

특별한 언급은 없지만 어떤 이유에선가 압살롬은 자기가 그의 협력을 얻어낼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리고 그의 판단은 옳았다. "제사 드릴 때에 압살롬이 사람을 보내 다윗의 모사 길로 사람 아히도벨을 그의 성읍 길로에서 청하여 온지라"(삼하 15:12a).

여기에서 우리는 아히도벨이 압삽롬에게 온 직후 "반역하는 일이 커가매 압살롬에게로 돌아오는 백성이 많아지니라"(12b절)라는 설명이 이어지는 것에 신중하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곧 아히도벨이 압살롬의 반역의 후원자가 되었음을 암시라는 표현이다.

"그때에 아히도벨이 베푸는 계략은 사람이 하나님께 물어서 받은 말씀과 같은 것이라 아히도벨의 모든 계략은 다윗에게나 압살롬에게나 그와 같이 여겨졌더라"(삼하 16:23).

이런 진술에 비추어 우리는 그가 즉각 압살롬과 연합한 것이 압살롬의 반역의 명분을 크게 강화시켰음을 알 수 있다. 의심할 바 없이 아히도벨은 압살롬의 모반의 주요한 도구였고, 이스라엘 백성 중 많은 이들이 다윗 왕에게 등을 돌리고 그의 반역하는 아들에게 돌아섰던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다.

압살롬은 아히도벨이 이스라엘 백성들에 대해 지니고 있던 공식적 지위와 큰 영향력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을 기뻐했다. 그는 그것을 이용해 다윗 편에 선 사람들의 마음을 내리누르고 자기편에 선 자들에게 확신을 줄 수 있었다. 왜냐하면 당시 아히도벨은 사람들에게 선지자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히도벨이 압살롬의 초대에 그토록 흔쾌히 응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또 백성들이 그를 안타깝게 부당한 일을 겪었던 사람으로, 또한 그렇기에 이제 그 일에 대해 복수를 해도 좋은 사람으로 여겼던 이유는 무엇인가?

Arthur W. Pink 다윗의 생애2 p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