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26] The Life of Elijah

사르밧, 또 다른 시험

광야를 가로질러 긴 여행을 하는 것뿐 아니라, 자신의 타고난 감정과 종교적 훈련과 영적 성향과 완전히 반대되는 것을 경험하는 것, 즉 이방 도시에서 이방인에게 의지해 살아야 하는 것은 엘리야에게 참으로 모진 시험이었다.

그는 조상들의 땅을 떠나 바알 숭배의 본거지에서 체류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엘리야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이 그에게 의심 없는 순종을 요구했다는 것에 주목하자.

하나님과 함께 살았다는 이들은 그분을 분명하게 신뢰해야 할 뿐 아니라, 그분의 말씀에 의해 철저히 통제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우리의 믿음은 다양한 섭리에 의해 훈련을 받아야 한다.

우리의 순종 역시 하나님의 명령에 의해 훈련을 받아야 한다. 우리가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지 않으면서도 그분의 미소를 즐길 수 있으리라고 가정하는 것은 헛된 꿈이다.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낫다"(삼상 15:22).

우리가 불순종하는 즉시 하나님과 우리의 교제는 깨진다. 그리고 그때 우리가 받을 것은 징벌뿐이다.

엘리야는 사르밧으로 가서 그곳에 거주해야 했다. 그러나 그는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그에게 이런 명령을 하신 분께서 또한 그를 맞아 공궤할 사람을 준비해 두셨다.

"내가 그곳 과부에게 명령하여 네게 음식을 주게 하였느니라." 이것이 반드시 여호와께서 그 과부에게 자신의 마음을 미리 알려 두셨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후에 벌어지는 일들은 상황이 그렇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

오히려 우리는 이 말씀을 하나님이 이미 자신의 계획안에서 그렇게 하기로 결정해 두셨고, 또한 자신의 섭리를 통해 그 상황에 영향을 주셨음을 의미한다고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이 말씀을 역시 그분이 하셨던 "내가 까마귀들에게 명령하여 거기서 너를 먹이게 하리라"(왕상 17:4)는 말씀과 비교해 보라.

하나님이 그분의 백성 중 누군가를 불러서 어디론가 가게 하실 때가 있다. 그때 그분의 명령을 받은 자는 그분이 미리 정하신 계획안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것들을 충분히 공급해 주시리라고 믿고 안심해도 된다.

하나님은 비밀리에 이 과부의 마음을 움직여 자신의 종을 맞아 공궤하게 하셨다. 모든 사람의 마음은 주님의 손 안에 있고, 그분은 그것을 자신이 기뻐하시는 대로 움직이신다. 그분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우리에게 호의를 베풀고 친절한 행동을 하게 하실 수 있다.

설령 우리가 그들에게 아주 낯선 사람일지라도 말이다. 나는 여러 번, 그리고 세상의 여러 다른 곳에서 그런 경험을 했다.

사르밧으로 가라고 하시는 하나님의 명령을 통해 엘리야는 그의 믿음과 순종뿐 아니라 그의 겸손함에 대해서도 시험을 받았다. 그는 처량한 과부의 손에서 자비를 얻으라는 명령을 받았다.

우리처럼 자존심 강한 사람이 가난한 자들 중에서도 가장 가난한 자에게 의존하는 것은 우리를 얼마나 낮추는가! 우리처럼 자기에 대한 확신과 만족에 차 있는 사람이 자신의 긴급한 필요조차 채우지 못하는 듯 보이는 사람에게서 도움을 받는 것은 우리를 얼마나 위축시키는가!

아, 우리의 본성에 꺼리는 것에 머리를 숙이려면 현경의 압박이 필요하다. 과거에 나는 이 세상의 좋은 것들을 아무것도 갖고 있지 못한 이들에게서 선물과 도움을 받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여러 차례 경험한 바 있다. 그러나 그때 나는 다음과 같은 말씀을 통해 위로를 받았다.

"어떤 여자들 곧 일곱 귀신이 나간 자 막달라인이라 하는 마리아와 헤롯의 청지기 구사의 아내 요안나와 수산나와 다른 여러 여자가 함께 하여 자기들의 소유로 그들을 섬기더라"(눅 8:2-3).

"과부"는 약함과 외로움을 일컫는 말이다. 그 무렵에 이스라엘은 과부나 다름없었다. 그러므로 엘리야는 스스로 그런 느낌을 갖게 되었다.

Arthur W. Pink 엘리야의 생애 p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