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시리즈/창세기 강해 (Gleanings In Genesis)

[창세기 강해 67] 아브라함을 부르심

En Hakkore 2024. 3. 17. 10:51

"이에 아브람이 여호와의 말씀을 따라갔고 롯도 그와 함께 갔으며 아브람이 하란을 떠날 때에 칠십오 세였더라"(12:4).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아브람은 가나안으로 가는 대신 하란에 머물렀다. 그러다가 데라가 죽고 나서야 비로소 아브람은 하란을 떠나 가나안으로 왔다. 아브람을 하란에 결박한 고리를 끊은 것은 죽음이었다. "아브라함이 갈대아 사람의 땅을 떠나 하란에 거하다가 그의 아버지가 죽으매 하나님이 그를 거기서 너희 지금 사는 이 땅으로 옮기셨느니라"(행 7:4).

이것은 그의 모든 영적 자손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신자를 옛 피조물과 결박한 고리를 끊는 것은 죽음이다. "그러나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상이 나를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고 내가 또한 세상을 대하여 그러하리라"(갈 6:14).

"아브람이 그의 아내 사래와 조카 롯과 하란에서 모은 모든 소유와 얻은 사람들을 이끌고 가나안 땅으로 가려고 떠나서 마침내 가나안 땅에 들어갔더라 아브람이 그 땅을 지나 세겜 땅 모레 상수리나무에 이르니"(창 12:5, 6).

아브람은 가나안 땅을 소유하는 데까지는 들어가지 못했다. 그는 단지 "그 땅을 지났을" 뿐이었다. 사도행전 7:5에 나타나는 것처럼, 하나님은 "발 붙일 만한 땅도 유업으로 주지 아니하시고 다만 이 땅을 아직 자식도 없는 그와 그의 후손에게 소유로 주신다고 약속"하셨다.

아브람은 마침내 "어깨"(힘의 장소)를 의미하는 세겜에 이르러, "교훈"을 의미하는 모레의 상수리나무에 머물렀다. 이것은 얼마나 의미심장한가! 이것은 우리에게 얼마나 큰 교훈을 가르쳐 주는가! 우리가 "힘의 장소"에 도착하는 것은 오직 우리가 스스로를 세상으로부터 단절시키면서 하나님이 표시해 놓으신 길을 따라 걸을 때이다. 💕  

그리고 마찬가지로 그럴 때 비로소 우리는 그 안에 지혜와 지식의 모든 보화가 감추어진 자와의 교제 안으로 들어갈 수 있고 또 그로부터 배울 수 있다.

"그 때에 가나안 사람이 그 땅에 거주하였더라"(6절). 그들이 그 땅에 있었던 것은 아브람과 그의 자손들이 그 땅을 차지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함이었다. 마찬가지로 악한 영들은 하늘의 부르심을 받은 자들이 하늘의 기업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계속 훼방한다.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나 이르시되 내가 이 땅을 네 자손에게 주리라 하신지라 자기에게 나타나신 여호와께 그가 그 곳에서 제단을 쌓고"(12:7).

아브람이 하나님의 부르심에 충분하게 순종할 때까지, 우리는 하나님이 그에게 또 다시 나타나셨다는 기록을 읽지 못한다. 그러나 아브람이 우르와 하란을 떠나 실제로 그 땅에 도착하자, 여호와는 그에게 다시 한 번 나타나셨다. 처음 나타나셨을 때,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당신이 그에게 보일 땅으로 가라고 명령하셨다.

그리고 이제 하나님은 그의 믿음과 순종에 대한 보상으로 그 땅을 그와 그의 자손에게 주겠노라고 약속하신다. 이와 같이 하나님은 그의 자녀들을 단계적으로 인도하신다. 처음 나타나셨을 때, 영광의 하나님은 아브람이 스스로를 그가 속한 세상으로부터 분리시키도록 부르셨다.

그러나 여기의 두 번째 나타나심에서 하나님은 아브람과의 교제를 위해 스스로를 그에게 계시하신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아브람이 제단을 쌓는 것이었다.

우르와 하란에 있을 때 아브람에게는 "제단" 이 없었다. 세상으로부터의 실제적인 분리가 이루어지고 난 연후에야 비로소 하나님과의 교제가 가능해진다. 먼저 믿음의 순종이 있고, 다음에 그와의 교제와 예배가 있다.♡

"거기서 벧엘 동쪽 산으로 옮겨 장막을 치니 서쪽은 벧엘이요 동쪽은 아이라 그가 그 곳에서 여호와께 제단을 쌓고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더니"(12:8).

이것은 얼마나 의미심장한가! 아이는 "폐허의 무더기"를 의미하는 반면, 벧엘은 "하나님의 집"을 의미한다. 아브람이 장막을 친 곳은 벧엘과 아이 사이였다. 이것은 신자가 현재적으로 걸어가는 길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한쪽에 옛 피조물(폐허)이 있고, 다른 한쪽에 하나님의 집이 있다.

여기에서 "장막"과 "제단"을 주목해 보라. 둘은 세상과 분리된 가운데 하나님과 동행하는 인생길을 상징한다. 전자는 순례자의 삶을 상징하며, 후자는 하나님을 의지(依支)하며 예배하는 삶을 상징한다. 여기에서 또한 둘의 순서를 주목해 보라. 하나님이 받으실 만한 예배가 가능해지기 전에, 먼저 우리는 이 땅에서 외인과 순례자가 되어야만 한다. 💕

Arthur W. Pink 창세기 강해 p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