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강해 32] 가인과 아벨 2
"아벨은 자기도 양의 첫 새끼와 그 기름으로 드렸더니 여호와께서 아벨과 그의 제물은 받으셨으나"(4절)
아벨은 가인과 정반대의 제물을 가져왔다. "양의 첫 새끼와 그 기름"을 가져오는 것에서, 아벨은 자신이 타락한 피조물이며 죄인이며 도덕과 법정적으로 하나님으로부터 분리된 존재임을 고백했다.
그는 자신에게 내려진 신적 정죄의 판결에 순복했으며, 그것의 옳음을 인정했다. 그는 자신이 마땅히 죽어야만 하는 존재임을 인정했다. 그는 어린 양의 제물로 드림으로써 자신의 유일한 소망이 자신을 대신하여 죽음의 형벌을 짊어진 대속물 안에 놓여 있음을 증명했다.
그는 "믿음으로" 제물을 드렸다. 다시 말해서 그는 하나님이 자신이 바친 어린 양을 받으실 것이며, 그것이 흘린 피가 하나님의 모든 요구를 충족시키고 그의 공의를 만족시킬 것임을 믿었다. 그는 부모로부터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유일한 방법이 희생제물을 통한 것임을 들었다.
무죄한 생명을 죄인을 대신하여 제물로 드림으로써, 비로소 사람은 다시금 하나님께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러한 사실을 들었을 때, 아벨은 그것을 믿었다. 그리고 그러한 믿음에 기초하여 행동했다. 그의 믿음은 "구원받는 믿음"(saving faith)과 정확하게 동일한 믿음이었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었으며, 그러한 믿음 위에서 행동했다. 💕
한 가지 예화(例話)를 들어보자.
"시몬에게 이르시되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으라 시몬이 대답하여 이르되 선생님 우리들이 밤이 새도록 수고하였으되 잡은 것이 없지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 하고"(눅 5:4, 5 한글개역개정판에는"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생략되어 있음).
믿음은 단순한 지적 동의 이상이다. 믿음은 스스로를 하나님의 말씀에 던지는 것이다. 믿음은 필연적으로 의지적 결단을 포함한다 -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I will let down the net). 믿음은 모든 육신적인 논리와 감정과 경험을 뛰어넘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씀에 의지하여"라고 말한다.
이와 같이 아벨은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고 믿음으로 제물을 드렸다. 그리하여 그의 제물은 받아들여졌으며, 그의 의로운 자로 선언되었다. 💕
앞에서 나는 가인이 자연인(natural man)을 대표한다고 말했다. 그와 정반대로 아벨은 영적인 사람, 위로부터 난 사람,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새롭게 창조된 사람을 대표한다. 그는 자신의 의지(意志)를 내려놓고 하나님의 의지를 취하는 자들을 대표한다.
그는 하나님이 주시는 성품을 받아들이는 자들을 대표한다. 그는 자신들이 잃어버린 자이며, 파멸된 자이며, 스스로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임을 인정하는 자들을 대표한다. 그는 자신들의 유일한 소망이 자신이 아닌 다른 자에게 있음을 인정하는 자들을 대표한다.
그는 그러한 사실을 인정하는 가운데 스스로를 하나님의 은혜 안에 던지면서 "하나님이여 죄인에게 긍휼을 베푸소서!"라고 부르짖는 자들을 대표한다. 그는 스스로의 믿음을 갈보리의 희생제사 위에 고정시키는 자들을 대표한다. 그는 자신들의 모든 것을 십자가의 구속 사역 위에 세우는 자들을 대표한다.
그는 마음으로부터 "나의 소망은 오직 예수의 보혈과 의(義) 위에 세워지도다"라고 노래하는 자들을 대표한다. 한 마디로 아벨은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을 자신의 구주와 대속물로 받아들이는 모든 자들을 대표한다.
그러므로 가인과 아벨의 궁극적인 차이는 그들 자신의 성품이 아니라 그들이 드린 제물에 있었다. 한 마디로 그것은 피가 있고 없음의 차이였다.♡ 아벨은 하나님께 피 흘리는 어린 양을 드림으로써 받으심을 받았다. 반면 가인은 그와 같은 제물을 드리기를 거부함으로써 받으심을 받지 못했다.
바로 여기에 하나는 천국 - 즉 구원 -을 향해 흐르고, 다른 하나는 지옥- 즉 멸망 -을 향해 흐르는 두 개의 강줄기가 시작되는 원천이 있다. 두 개의 강줄기가 나누어지는 분기점은 피(血)다. 바로 그것이 이스라엘 백성과 애굽 백성의 차이였다.
하나님의 보응의 천사기 애굽 천지를 다니던 밤을 생각해 보라. 그 문에 어린 양의 피가 뿌려지지 않은 집을 발견했을 때, 그는 그 집에 들어가 장자를 죽였다. 보좌에 앉은 왕의 장자로부터 토굴에 갇힌 죄수의 장자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이것은 마지막 심판 날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 이름이 어린 양의 생명책에 기록되지 않은 모든 사람들은 불못에 던져지게 될 것이다. 구속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얻어진다. "이 예수를 하나님이 그의 피로써 믿음으로 말미암는 화목제물로 세우셨으니"(롬 3:25). 💕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묻는다. 당신의 소망의 기초는 무엇인가? 만일 당신이 당신 자신의 노력과 공로와 선과 도덕성을 의지(依支)하며 신뢰한다면, 당신은 당신의 소망을 모래 위에 세우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가 무엇이겠는가? 마침내 당신의 모든 소망은 허물어지고 말 것이다.
반면 당신이 그리스도의 보혈의 공로를 신뢰하며 의지한다면, 당신은 당신은 당신의 소망을 반석 위에 세우고 있는 것이다. 분명 당신은 그 반석에서 장차 올 진노로부터 피할 피난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Arthur W. Pink 창세기 강해 p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