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 50] 엘리사의 기적이야기
순종하지 못하는 죄인은 아무것도 가질 수 없다. 이제 왕은 엘리사의 예언을 기다리기로 하며 선지자를 죽이려던 계획을 하루 연기하였다.
대부분 기적의 결과를 전달하는 사람은 선지자나 그의 종들이다. 그러나 여기서 하나님은 이성과 생각을 초월하여 다른 방법을 사용하신다. 엘리사 외에 다른 위대한 선지자를 사용하지도 않았고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숨어 있는 인재를 사용하지도 않았다.
하나님이 다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우리의 교만한 마음을 꺽어버리고 자만한 마음에 부끄러움을 주기 위해서다. 하나님은 자신의 주권에 따라 사람을 선택하며 사용하신다.
아무에게도 상의하지 않으며 도움을 요구하지도 않으신다. 이것이 하나님의 방법이다.
"성문 어귀에 나병환자 네 사람이 있더니 그 친구에게 서로 말하되 우리가 어찌하여 여기 앉아서 죽기를 기다리랴"(왕하 7:3).
이들은 성에서 버림받은 자들이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는 이들이다. 그저 성문 입구에서 구걸로 살아야 하는 비참한 상태이다. 그러나 이제 하나님은 이들을 사용하기를 기뻐하신다.
아마도 이스라엘의 율법인 모세의 율법에 따라 이 문둥병자들은 성에서 쫓겨난 것 같다. 자신의 삶에서는 하나님을 거부하고 병에 대해서는 거침없이 모세의 율법을 적용했다.
인간의 죄된 본성은 항상 이렇게 행동한다. 자신의 죄는 쉽게 용서하고 이해하지만 타인의 죄에 대해서는 잔인하게 심판을 한다.
구약 성경에는 이런 일이 자주 등장한다. 하나님은 아말렉과의 전쟁에서 이들의 모든 소유물을 죽이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사울은 이것을 거부하고 하나님께 제사를 드려야 한다며 백성들이 살진 소와 양을 가지는 것을 허락했다.
이 일에 대해 사무엘 선지자는 하나님이 원하는 것은 제사가 아니라 순종이라고 질책했다. 예수는 두 죄수와 함께 십자가에서 죽었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그 다음 날에 안식일이라며 세 사람의 시체를 치워줄 것을 빌리도에게 요구했다.
안식일의 주인이 죽었는데 이들은 자신들의 종교적인 안식일을 지키기 위해서 이런 일을 한다. 얼마나 가증한 일인가! 주인을 죽이고 주인을 위해서 예배를 한다.
"성문 어귀에 나병환자 네 사람이 있더니 그 친구에게 서로 말하되 우리가 어찌하여 여기 앉아서 죽기를 기다리랴 만일 우리가 성읍으로 가자고 말한다면 성읍에는 굶주림이 있으니 우리가 거기서 죽을 것이요 만일 우리가 여기서 머무르면 역시 우리가 죽을 것이라 그런즉 우리가 가서 아람 군대에게 항복하자 그들이 우리를 살려 두면 살 것이요 우리를 죽이면 죽을 것이라 하고"(왕하 7:3,4).
정상적인 사람들은 성안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자식을 잡아먹고 있었다. 그러나 이 무능한 병자들은 움직이기 시작했디. 만일 우리가 문둥병자처럼 비참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그때가 하나님이 일하는 시기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지나가는 예수 그리스도의 옷자락을 붙잡아야 한다. 그리고 목소리 높여서 도움을 청해야 한다. 그리스도는 자신을 찾아오는 자를 거절하지 않는다.
"아람 진으로 가려 하여 해 질 무렵에 일어나 아람 진영 끝에 이르러서 본즉 그 곳에 한 사람도 없으니"(왕하 7:5).
이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롷게 죽으나 저렇게 죽으나 이들에게는 다 동일한 상황이다. 즉각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어나서 바로 적국의 진지를 향해 걸어갔다. 죽일수도 있지만 지금 이들에게 죽음이 무슨 상관이 있는가!
이들은 하나님의 계획과 음성을 듣지 못했다. 오로지 살기 위해서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서 죽음을 생각할 여유도 없이 걸어갔다. 이들과 비교하면 세상의 죄인들은 행복하다.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
복음에 대해서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에 대해서 완전하게 알고 다가 설 수 있다. 또한 성령의 능력을 체험할 수도 있다. 죄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나가는 것이다. 상처받고 귀집어쓰고 냄새나는 모습을 하고 예수께 나아가면 된다. 그러면 그리스도가 모든 일을 다 이룰 것이다.
"이는 주께서 아람 군대로 병거 소리와 말 소리와 큰 군대의 소리를 듣게 하셨으므로 아람 사람이 서로 말하기를 이스라엘 왕이 우리를 치려 하여 헷 사람의 왕들과 애굽 왕들에게 값을 주고 그들을 우리에게 오게 하였다 하고"(왕하 7:6).
이 구절은 왜 아람 군대가 도망갔는지 설명해 준다. 이들의 목적은 사마리아 성을 완전하게 포위하고 이스라엘 사람들을 굶어죽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모든 생각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 생각을 이루는 것은 하나님께 있기 때문이다.
"여호와께서 나라들의 계획을 폐하시며 민족들의 사상을 무효하게 하시도다"(시편 33:10).
하나님은 반드시 계획을 이루며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방법을 충분하게 사용한다. 아람 군대가 이렇게 도망 간 것은 하나님이 이들의 눈과 귀를 마비시켰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보지 못하게 했으며 귀로는 크고 엄청난 수의 말과 군대의 소리를 듣게 했다.
분명 하나님은 기적을 행하였다. 한 사람만 들은 것이 아니라 온 군대가 이 소리를 듣고 두려워서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하고 도망갔다. 하나님의 위대한 기적의 승리다. 얼마나 놀라운 기적인가! 아무도 보지 못했다. 단지 귀에 들려오는 두려움의 소리만 듣고 도망쳤다.
Arthur W. Pink 엘리사의 기적 '비움' p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