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 Hakkore 2024. 8. 7. 10:58

목숨을 버리신 그리스도(요 19:25-42)

"그 후에 예수께서 모든 일이 이미 이루어진 줄 아시고 성경을 응하게 하려 하사 이르시되 내가 목마르다 하시니"(19:28).

이 놀라운 광경을 보라. 천지의 창조주께서 타는 듯한 입술을 하고 계시다니! 영광의 주님께서 물 한 모금이 없으시다니! 아버지의 사랑하시는 자가 "내가 목 마르다" 라고 외치시다니!

무엇보다도, 그것은 그의 인간성을 입증하고 있다. 주 예수는 신성한 인간도 아니셨고 인간다우신 하나님도 아니셨다. 그는 신인이셨다. 그는 영원한 하나님이시요 그리고 영원한 인간이시다.♡

영원한 말씀이 성육신하셨을 때 그는 여전히 하나님이셨으며, 또한 하나님의 속성들 중 어떤 것도 버리지 아니하셨다. 그러나 그는 육체를 취하셨다. 그는 모든 면에서 그의 형제들과 같이 되셨던 것이다.

그는 "지혜와 키가 자라셨다" (눅 2:52).
그는 "몸이 피곤하셨다" (요 4:6).
그는 "배고프셨다" (마 4:2).
그는 "잠을 자셨다" (막 4:38).
그는 "이상히 여기셨다" (막 6:6)
그는 "눈물을 흘리셨다" (요 11:35).
그는 "기도하셨다" (막 13:5).
그는 "기뻐하셨다" (눅 10:21).
그는 "비통히 여기셨다" (요 11:33).

그리고 여기에서 그는 "목마르셨다." 하나님은 목마르지 아니하시다. 천사들이 목마른 적이 있었다는 암시는 전혀 없다. 그리고 우리도 영광 안에서 목마르지 아니할 것이다(계 7:16).

그러나 인간이신 그리스도께서는 가장 심한 수치를 겪으시며 목말라하셨다. 구세주의 "내가 목마르다" 라는 십자가 상의 다섯 번째 발언은, 세 시간 동안 어둠이 깔렸던 직후에 하신 것이다.

그동안 하나님의 얼굴빛이 죄를 짊어지신 분에게서 거두어져 있었다. 복되신 구세주께서 거룩하신 하나님의 진노가 가장 맹렬하게 쏟아지는 것을 참으신 것이 바로 그동안이였다.

그가 "내 진액이 빠져서 여름 가뭄에 마름 같이 되었나이다"(시 32:4)라고 외치신 것도 바로 그때였다. 그러므로 이 외침은 그가 받으신 고통의 강도와 그가 방금 겪으신 투쟁의 끔찍한 격렬성을 나타내 준다.

그는 "여호와께서...황폐하게 하셨도다"(애 1:12, 13)라고 외치셨다. 그러나 그의 고통이 비할 데 없이 격심했고 그의 갈증이 제아무리 심했다 할지라도 그가 여기에서 입을 열어 말씀하신 것은 자기 육신을 구원하고자 해서가 아니었다.

그를 자극시킨 동기는 그보다 훨씬 더 숭고하였다. 이 동기는 19:28의 전반부에 분명하게 나타나 있다. 성령께서는 신중하게도 구세주의 영광을 보호해 주셨으며, 그의 독특한 완전성들을 즐거이 우리 앞에 제시해 주셨다.

무엇보다도, 그가 그 때에 "목마르셨다"는 바로 그 사실은 그의 완전한 순종을 입증해 준다.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원기를 회복시켜 주시고자 갈라진 바위틈으로 물을 흐르게 하셨던 분이시므로 여기 십자가 상에 계신다 할지라도 그에게는 마음대로 처리하실 수 있는 그와 동일한 자원이 있었다.

또한 그는 단 한 마디로써 물을 포도주가 되게 하셨다. 그러므로 여기에서도 그와 똑같은 능력의 말씀을 하게 하셔서 즉시로 자신의 필요를 충족시키실 수 있으셨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어째서 메마른 입술을 하시고 거기에 매달려 계셨던 것일까? 그것은 하나님의 뜻이 나타나 있는 두루마리 책에 그가 목마르셔야 한다고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하나님의 뜻을 행하러 여기에 오셨다. 그리고 그는 그 뜻을 완전하게 수행하셨다. 살아서와 마찬가지로 죽으실 때에도 주 예수께 있어서 성경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권위 있는 말씀이었다.

그는 광야에서 시험받으셨을 때, 그가 의지하여 살아가고 있는 말씀에 명시되어 있지 않는, 자신의 필요에 관해서는 충족시키기를 거절하신 바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는 자신의 필요를 알려주신다.

그러나 그것은 구원 받고자 함이 아니라 "성경을 응하게 하려 함이었다!" 그가 자력으로 그것을 응하게 하려 하지 않으신 점에 주목하라. 그에게 그것을 돌보시도록 하나님께서 맡기셨다.

그는 성경이 성취될 기회를 마련하시려고 그의 고통을 입 밖으로 내신 것이다. "끔찍한 갈증이 십자가에 못 박힌 그에게 덮쳐 왔다. 그러나 그것이 제아무리 심했다 할지라도 그는 그것 때문에 매마른 입술을 여신 것이 아니었다.

그는 '내가 목말랐을 때 그들이 내게 신포도주를 주어 마시게 했나이다' 라고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그 말을 하신 것이다"(Mr. F. Grant).

항상 그러하신 것처럼 여기에서도 그는 그가 성취하러 오신 하나님의 뜻에 능동적으로 순종하시는 자신을 나타내 주신다.♡

그는 단지 "내가 목마르다" 라고만 하셨다. 그리고 신포도주가 제공되었고 이로써 성경이 성취된 것이다. 이것은 아버지의 뜻에 대한 참으로 완벽한 순종이다!

Arthur W. Pink 요한복음 p10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