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상수훈 157]
하나님을 섬기는 일(마 6:24)
이상의 내용을 통하여 우리는 세상의 맹목성과 미신적인 무지에 대하여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
소위 기독교 국가, 또는 계몽된 시대에 산다고 하면서 주기도문과 사도신경만 반복하여 외우면 하나님을 잘 섬기는 것이며 우리의 생명이 세상적이고 세속적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받으실 수 있도록 섬기기 위해서는, 우리는 마음으로 바치는 사랑에 있어서나 생활을 통한 복종하는 행위에 있어서나 하나님에게 붙어 있어야만 한다고 그리스도께서는 가르쳐 주신다.♡
모든 믿는 자의 조상인 아브라함은 그렇게 했다. 하나님께서 그에게 그의 고향을 떠나라고 부르셨을 때에 그는 "갈 바를 알지 못하고서 고향을 떠났다." 그리고 주님께서 사랑하는 아들 이삭을 죽이라고 명령하셨을 때에도 그는 즉시 나아가 그렇게 했다.
그런데 슬프게도 기독교 세계에는 무신론자들이 득실거리고 있다. 즉 하나님을 미워하고 경히 여기는 것을 소홀히 하고 이 세상의 것들을 경히 여기는 자요 미워하는 자라고 지적하셨다.
그리스도께서는, 하나님께 복종하는 것을 소홀히 하고 이 세상의 것들을 구하는 데 마음을 둠으로써 하나님으로부터 마음이 떠난 자는 모두 다 하나님을 경히 여기는 자요 미워하는 자라고 지적하였다. 왜냐하면 그것은 무신론의 가장 나쁜 형태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하나님과 재물이 두 주인으로서 대립하고 있는 사실로 보아 우리는 지상의 부인 '재물'이 이 세상에서 하나의 큰 주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는 재물을 조심하라고 경고하신다. 어떻게 부가 주인이나 혹은 신이 될 수 있는가 하고 질문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대답은 이렇다. 부란 그 자체로는 주인이 아니고 단지 피조물에 불과하다.
그러나 인간의 타락한 마음은 부를 자기들의 우상으로 삼고, 그것에게 사랑과 기쁨과 바치며, 하나님보다 그것을 더 신뢰하는 것이다. 이 이유 때문에 탐심은 우상 숭배이며(골 3:5) 탐하는 자는 우상 숭배자라고(엡 5:5) 불리어지는 것이다.
사람이 그 마음을 어디에다 두든지 그것이 그의 참된 행복이 되면 그것은 그의 주인이요 신이다. 사람이 부를 마음속에 우상으로 두고서 그것을 섬긴다는 증거는 다음의 사실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들은 재물 때문에 하나님을 섬기는 일을 소홀히 하고, 하늘의 은혜보다는 땅에 속한 것들에게서 더 큰 기쁨을 얻는다. 또한 그들은 하나님의 명령보다는 재물로부터 더 큰 만족을 얻는다.
그들은 하나님의 모든 약속이 주는 위안보다도 지상의 재물을 잃었을 때 더 큰 괴로움과 슬픔을 겪는다.
여기에서 우리는 기독교 세계(국가)가 지극히 타락한 것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그 나라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재물을 숭배하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리스도의 모습에 대하여 경건한 마음을 지니고 인격적인 일치를 구하는 것보다는 세상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데 훨씬 더 열심이다. 탐심은 국가나 교회를 다같이 지배하고 있다.
한편에는 탐욕스러운 지주와 이익을 도모하는 상인과 일용품에 대한 염려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만족하지 않는 노동자가 있고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하고 더욱더 화려한 생활을 끊임없이 요구하는 상황이 벌어져 있다.
부유한 자들은 부를 축적하고, 가난한 자들은 그 부가 분배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현실은 우상 숭배가 사람들의 마음을 최상으로 지배하고 있는 실로 슬픈 증거이다. 그리고 하나님께 신앙을 고백하는 사람들도 그와 같은 정신에 물들어 있다.
자기를 부정하고 이 세상에서 이방인과 같이 또한 순례자와 같이 산다는 태도는 과거에나 있었던 일이다. 사치스럽게 꾸며진 집이며 화려하게 차려진 식탁이 그 사실을 명백하게 입증해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나쁜 경우, 자동차와 공들여 꾸민 목사관이나 주택을 소유한 목사들이 점증하고 있는데, 그들이 사악한 방종과 재물숭배로 이끌어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진노하신 하나님의 심판이 이제 우리에게 무겁게 내려진다 해도 할 말이 있겠는가. 심판은 하나님의 집에서부터 시작된다. 탄식하는 성령이 물러가고, 성령의 능력과 감동은 말씀을 설교하는 데에서 현저하게 사라져 버렸다.
또한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의 능력의 손 아래 스스로를 겸손히 맡기며 죄를 회개하고 버리는 대신, 그들의 대부분이 "땅에서 사치하고 방종하고" 있는 것이다(약 5:5).♡
아모스 6장 1, 3-6절을 읽어보라. 그리고 이스라엘의 사치가 기독교 세계에서 똑같이 행해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살펴보라. 하나님의 진노가 그들에게 쏟아진 것 같이 이제 우리에게도 쏟아지려 하고 있다.
수많은 교회 건물과, 부유한 자든 가난한 자든 그들의 무수한 집들이 자갈과 재로 변해 버렸다. 왜 그렇게 변하였을까? 하나님은 왜 그렇게 우리를 찾아오셨는가? 하나님은 조롱받으시면 반드시 진노를 내리시기 때문이다.♡
지난 50여 년 동안 기독교 세계는 하나님과 재물을 둘 다 섬기려고 시도해 왔다. 우리는 악한 짓을 하였으니 하나님은 우리에게 몇 갑절의 화를 내리실 것이다.
"들을 귀가 있는 자는 들으라."♡
Arthur W. Pink 산상수훈 p2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