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시리즈/여호수아 강해 (Gleanings In Joshua)

[Gleanings in Joshua 169] 죄와 패배와 심판(수 7:1-26)

En Hakkore 2024. 7. 18. 11:22

2. 회개하는 지도자의 기도

앞에서 우리는 아이성에서 이스라엘이 굴욕적인 패배를 당한 후 여호수아가 여호와의 궤 앞에 엎드려 기도한 사실을 살펴보았다. 거기서 그는 옷을 찢고 머리에 티끌을 뒤집어 쓴 채 엎드려 스스로를 책하며 낮추었다. 저녁 제사 시각까지 그는 하나님께 입을 열었다. 아마도 그는 이런 심정이었을 것이다.

"내가 내 원통함을 그분 앞에 토로하며 내 우환을 그의 앞에 진술하는도다"(시 142:2).

여호수아의 기도는 설교자들과 저술가들이 거의 상세히 다룬 적이 없는 내용을 제시해 준다. 우리 마음이 정리되어 있고 영적인 자세를 갖추었을 때에만 하나님께 나아가야 한다는 식의 생각은 잘못이다.🫡

은혜의 보좌 앞에 나아가 "자비"를 구하며, 깊은 고뇌 중에 있을 때에 흐느끼며 우리의 슬픔을 토로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특권이다. 다윗은 자신이 그렇게 했음을 말해 준다.

"내 영이 내 속에서 상할 때에도 내 길을 아셨나이다"(시 142:3).

우리의 온갖 화들을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시는"분께 아뢴다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위로이다. 아무도 우리를 위로하거나 우리의 슬픔을 안돈시켜 주는 자가 없을 때에, "주는 가장 자비하시고 긍휼히 여기시는 이"(약 5:11)이시니 그는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시고 꺼져가는 등불도 끄지 않으시리라는 것(사 42:3)을 기억하고서, 하나님의 발등상 앞에 우리 자신을 내어 놓고 그 긍휼을 구해야 한다.🙂

괴로운 심정으로 마음을 쏟아내는 성경의 실례를 다룰 때에는 성경 강해자의 임무가 쉽지도 않고 유쾌하지도 않다. 심령이 끓어오르는 지점에 이를때에는 적지 않은 찌꺼기들이 표면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시편 142:2의 "원통함"은 잘못을 들춰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욥기 7:13과 9:27에서처럼 그분 앞에 우리 자신의 짐을 꺼내놓을 수는 있다. 그러나 하나님에 대해 원통해 하거나 그분의 행하심에 대해 불평한다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이런 면에서 죄가 없는 사람이 과연 어디 있겠는가? 오로지 한 분, 곧 "심한 통곡과 눈물" 중에도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라고 말씀하신 그 분밖에는 없다. 아멘!

만일 트집을 잡는 자세로 우리의 "원통함"을 점검한다면, 합당치 않은 내용이 표현 중에 들어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러므로 여호수아의 이 기도를 바리새인의 자세로 면밀히 살피지 말고, 다음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서 살피기 바란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요 8:7).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허물들을 그냥 지나치지도, 혐오스러운 짐들을 의도적으로 묵인하지도 말아야겠다. 여기의 여호수아의 언사에서 적지 않은 인간적인 허물이 발견되었고, 그 원인도 쉽게 파악할 수 있으나, 그것을 빌미로 우리 자신의 잘못들을 정당화시키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에게 그런 경우가 허다하게 있고, 특히 깊은 괴로움 중에 있을 때에는 더욱 그렇지만, 우리 앞에 있는 여호수아의 이 기도에서는 육체와 영이 이상하게 뒤섞여 있는 것이 드러난다.

그의 표현들 중에는 몇몇 인정할 수 없는 것들도 있으나, 여기서 염두해 두어야 할 것은 여호수아가 여호와께서 그 자신에게 직접 행하신 일에 대해 투덜거리는 것이 아니고, 그의 나라에 떨어진 일에 대해 극심한 괴로움을 토로하며 여호와의 이름에 대해 가해진 그 치욕에 대해 깊이 괴로워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그의 과오가 좀 누그러질 수도 있으나, 그렇더라도 그런 점들이 그를 완전히 사로잡은 것은 결코, 아니었다. 사실은 여호수아 역시 주권적인 놀라운 은혜로 말미암아 구원받은 죄인이었다는 사실이요, 또한 이 사건에서 그 사실이 선명하게 드러났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기서 여호수아의 행실이 이러한 오점을 있는 그대로 기술하고 있는 성경 저자요 역사가의 불편부당함과 성실함을 다시 한 번 높이 평가하자.

그리고 여기서 성경이 그 지극히 위대한 영웅들을 감추지 않고 각 인물마다 있는 그대로 진실된 색채로 그려줌으로써 그 신적인 영감에 대한 또 하나의 증거를 드러내고 있음을 올바로 인식하도록 하자.

대제사장을 통해 여호와의 인도하심을 구하지(민 27:21) 않고 정탐꾼들의 주제 넘는 권고를 귀담아 들은 데에서, 또한 언약궤를 그 존귀한 위치에 두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무시하는 데에서, 여호수아가 일시적으로 무너져 내렸음이 드러났다. 하지만 여기서 그가 하나님을 향해 입으로 토로한 그의 굳은 생각들에서 그 점이 잘 드러난다.

"슬프도소이다 주 여호와여 이 백성을 인도하여 요단을 건너게 하시고 우리를 아모리 사람의 손에 넘겨 멸망시키려 하셨나이까 우리가 요단 저쪽을 만족하게 여겨 거주하였더면 좋을 뻔하였나이다"(수 7:7).

Arthur W. Pink 여호수아 강해 p3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