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상수훈 114]

기도 2(마 6:9-13)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우리는 이 말씀의 심오하고 거룩한 중요성을 조금도 생각지 않고 얼마나 쉽게 이 말을 입 밖에 내는가. 만일 우리가 진정으로 이 기도를 드리는 것이라면 우리는 우리에 의해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해지기를 소망해야 한다.

동시에 그렇게 하기에는 우리가 부적당한 존재임을 인정하고 우리 스스로는 이 일을 할 능력이 없음을 말씀드려야 한다. 그러한 요청은 하나님이 자신을 알게 해주시는 모든 일을 통해서 우리로 그를 찬미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는 열렬한 소망을 표현한 것이다.

또한 그것은 우리가 어떠한 상황과 환경에 처하더라도 하나님을 영광스럽게 하고자 하는 열망을 품는다는 뜻이다.

나의 운명이 어떻게 되든지 내가 얼마나 비천하게 되든지 그 깊은 물을 건널 수 있도록 청해야 하며, 나에 의해 내 안에 하나님의 영광이 이르게 하여야 한다.♡

다행히도 우리의 완전하신 구세주께서는 그 예를 보여주셨다.

"지금 내 마음이 괴로우나 무슨 말을 하리요 아버지여 나를 구원하여 이 때를 면하게 하여 주옵소서 그러나 내가 이를 위하여 이 때에 왔나이다 아버지여, 아버지의 이름을 영광스럽게 하옵소서"(요 12:27, 28).

그리스도께서는 수난의 세례를 받으셔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소서"라고 기도하신 것이다.♡

"나라가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여기에서 첫 번째 기도는 하나님의 명예에 관한 것이고, 두 번째와 세 번째 기도는 하나님의 영광이 지상에 그러나게 되는 방법을 지시하고 있다.

하나님의 이름은 이 땅에서 그의 '나라'가 우리 마음에 임하는 만큼, 그리고 그의 '뜻'이 우리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만큼만 영광을 입으시는 것이다.

우리가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마 6:33)고 권고받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나라가 임하시오며" 라고 기도할 때, 우리는 본래 우리가 죄와 사탄의 지배를 당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좀 더 완전하게 그 지배로부터 해방되어 하나님이 우리 마음을 좀 더 빈틈없이 통치하시라고 간청하는 것이다. 우리는 은혜의 왕국이 확장되어서 영광의 왕국이 시작되기를 갈망한다.

따라서 우리는 하나님의 뜻이 우리에게 더욱 완전하게 알려져서 우리 마음 안에서 작용하여 우리가 그 뜻을 실행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즉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겸손하고, 즐겁게, 공명정대하고 신속하게, 그리고 끊임없이 이루어지기를 요청하는 것이다.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이것은 우리의 필요를 채워 주시는 것과 좀 더 직접적으로 관련된 네 가지 탄원 중 첫 번째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 기도에서 신성한 삼위의 각 위격과 맺고 있는 함축된 관계를 찾아볼 수 있다.

우리의 현세적인 필요는 아버지의 호의에 의해서 채워진다. 우리의 죄는 아들의 중보를 통하여 용서받는다. 그리고 성령의 은혜로운 작용으로써 우리는 유혹으로부터 보호를 받으며 악에서 구해지는 것이다.♡

'일용할 양식'을 주시라고 청할 때에 우리는 "아담의 원죄와 우리 자신이 지은 죄들 때문에 이 세상에서 모든 외적인 축복을 받을 권리를  박탈당해야 마땅하며, 그 축복을 사용하는 일에 저주가 내려 있다는 점들을 무언중에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그 축복들은 그 스스로는 우리를 지탱할 수 없으며, 우리는 그 축복을 받을 만한  공로가 없고, 우리들을 불법적으로 요구하며 얻고 사용하기가 쉽다.

그러므로 우리는 매일 같이 하나님의 섭리를 기다리면서 합법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그의 값없이 주시는 선물을 얻게 해 달라고 우리 자신과 다른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하나님 아버지의 지혜를 최상의 것으로 여기게 될 것이며, 우리의 요구에 알맞는 복을 누리게 될 것이다. 우리가 그 은혜를 거룩하고 평안한 마음으로 사용하고 그 은혜에 만족할 때 우리에게 계속하여 복이 내리게 될 것이다"(대요리문답).

Arthur W. Pink 산상수훈 p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