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상수훈 96]
율법과 사랑 3(마 5:43-48)
"이같이 한즉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아들이 되리니 이는 하나님이 그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비추시며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내려주심이라"(45절).
가장 중요한 이 절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43절과 44절의 말씀을 필수적으로 함께 생각해야만 한다.
본서 19, 20장에서 충분히 설명한 바와 같이 마태복음 5장의 마지막 여섯 절에서의 주님의 의도는 "이웃 사랑하기를 내 몸과 같이 하라"는 위대하고 보편적인 계명을 유대인 선생의 그릇된 해석으로부터 구하고 그 진정하고 합당한 뜻을 되찾는데 있다.
도덕법이 요구하는 사랑은 '소위 자연적 애정' 이라 부르는 것보다 월등히 우수한 것인데, 그 '자연적 애정'은 지극히 불경한 자에게서나 좀 더 낮은 정도로의 동물에게서까지도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하나님의 율법이 요구하는 사랑은 그리스도에 의해 온전하게 모범으로 보여진 거룩하고, 순수하고, 공정하며, 영적인 것이다. 중생하지 않는 자들은 그러한 사랑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
이 주제를 다루면서 우리는 가끔 하나님께서 중생시키시는 목적이 우리를 그의 거룩한 율법에 일치시키는 것이라고 확언하였다.♡ 거기에서 우리는 삼위일체의 삼위가 맡은 각각의 분명한 사역 사이에 아름다운 조화가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세상의 최고의 통치자이신 아버지는 그의 거룩한 본성과 의로운 의지의 권위 있는 표현의 증거로서 도덕법을 만드셨다.
중보자의 임무를 맡으신 아들은 율법을 확고히 하고 인격적으로 온전하고 영원하게 그것에 복종함으로써, 또한 율법을 어긴 백성을 대신하여 자진해서 저주를 견디어냄으로써 율법을 명예롭게 하셨다.
신성의 집행자이신 성령께서는 도덕 율법에 대해 택한 자들이 갖는 적대감을 타파하고, 그 법을 기뻐하고 준수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가 되는 본성 또는 원리를 그들에게 부여해 줌으로써, 택한 자들에게 그들이 도덕법을 심히 어겼음을 깨닫게 해주신다(롬 7:22, 25).
원래 도덕법은 인간의 마음에 새겨져 있다.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으로 만들어졌음은(창 1:26, 27) 곧 다른 생물체보다도 특히 그들이 도덕적으로 창조주를 닮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타락하기 전의 인간의 본성은 인간으로 하여금 그의 왕에게 사랑과 충성의 봉사를 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러나 인간이 타락했을 때 상황은 바뀌었다. 비록 완전히 소멸된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의 '형상' 은 깨어지고 그의 '모양'은 크게 손상되었다.
왜냐하면 사도가 지적하듯이 이방인이 율법 없이 본성으로 율법의 일을 행할 때는 그 양심이 증거가 되어 "그 마음에 새긴 율법의 행위를 나타냈기" 때문이다(롬 2:14, 15).
타락했을 때 하나님의 율법을 사랑하는 마음은 그것을 증오하는 마음으로 대체되었고, 순종과 복종하는 마음은 적의와 반대하는 마음으로 변하였다.
온 세상의 중생하지 않은 모든 사람의 상태가 그러하다. 즉 그는 하나님의 계명을 무시함으로써 지존자에 대한 반항자이다. 바로 이 이유 때문에 그는 거듭나야 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그의 마음속에서 역사하는 은혜의 기적을 따라 다시 태어나야만 한다.♡
회심할 때 그는 "하나님과 화해해야 된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을 향한 그의 적대감은 치명상을 받았으므로 그는 싸우던 무기를 버리게 된다. 신생이란, "자기를 창조하신 자의 형상을 좇아 지식에까지 새롭게 되는 것"을 말한다(골 3:10).
곧 그것은 새로운 창조이며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것"이다(엡 4:24). 그렇게 하여 새 생명을 얻은 자는 그들이 아담 안에서 잃어버렸던 것, 곧 하나님의 의지에 순종하는 본성을 되찾게 된다.
신생할 때 하나님은 "내 법을 그들의 생각에 두고 그들의 마음에 이것을 기록하리라"(히 8:10)란 약속을 이행하신다.
여기에서 그의 율법을 우리 생각에 둔다는 것은 사실상 그것을 우리에게 적용하시겠다는 의미이며, 그것을 우리 마음에 기록하겠다는 것은 우리가 율법을 사랑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스도께서 그의 왕국의 백성들에게 요구하신 의, 곧 서기관과 바리새인이 실천한 의를 훨씬 능가한 의는 어떤 성격의 것일까?
그것은 마음속에서나 생활속에서나 하나님의 도덕법에 복종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자기가 거듭났다는 증거를 어떻게 나타내는가? 바로 그들이 지금 '새 생명 안' 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로써 이다.♡
그들이 지금 하나님과 화해했다는 증거는 어디에 있는가? 하나님이 계시한 뜻에 진심으로 순응하는 데 있다. 성령에 의해 새로워진 사람을 우리는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는가? 그들 안에서 하나님의 형상의 특질이 나타나는 것을 봄으로써 이다.
하나님께서 그의 율법을 우리의 생각에 두고, 마음에 거룩하게 한 결과는 무엇인가? 확실히 그것은 우리가 그의 계명이 명령한 대로 따르는 것이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있다는 것을 세상은 무엇에 의해 알 수 있는가? 우리가 성령의 감화를 받고 있다는 것과 단순한 본성 수준 이상의 것을 나타내고 있는 것을 봄으로써 알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은 초자연적인 샘으로부터만 흘러나오는 것이다.♡
Arthur W. Pink 산상수훈 p1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