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상수훈 84]
율법과 보복 3(마 5:38-42)
그리스도는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는 말씀에 덧붙여서 세 가지 예를 들어, 우리가 해를 입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그 방법을 보여주신다.♡
첫째로, "누구든지 네 오른쪽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 대며"(39절).
이 말씀에는 사람들의 몸에 가해진 모든 위해가 표현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말이나 행위로 뿐만 아니라 '오른편 뺨' 이라는 말에서 암시하는 바, 인격에 대한 모욕까지도 포함된다.
보통 사람들은 오른손으로 치며 그러면 왼편 뺨이 맞게 된다. 그래서 오른편 뺨을 맞았다는 것은 의례히 손등으로 친 경우가 된다. 즉, 화가 나서 때린 것보다도 더 보복을 유발시키는 모욕적인 일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는 그 일격에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신다. 사적인 보복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옛 격언이 생각난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다시 말해서, 이 말은 비록 공격자에게 싸움을 유발한 죄가 있다 할지라도, 만일 상대방이 등을 쳐온다면 싸움에 승인을 한 것은 그 사람이라는 뜻이다.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대며."
이 말씀을 문자 그대로 생각하여야 하는지의 여부에 관해서 어떤 진영들에서는 일부 논란이 있어왔다. 이 질문을 다음과 같이 바꾸어 물으면 좀 더 답변하기 쉬워질 것이다.
즉, 이 말씀은 절대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상대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명백하게 후자임에 틀림없다.
첫째로, 만일 우리가 우리를 친 사람에게 다른편 뺨도 돌려댄다면, 분명히 그릇된 범죄를 되풀이하도록 유발시켜 그 사람을 죄로 유혹하는 일일 것이다.
둘째로, 그리스도 자신이 행하신 모범이 그러한 해석을 논박한다. 그는 뺨을 맞았을 때 상대방에게 다른 편을 돌려 대지 않으셨기 때문이다.
셋째로, 이 구절의 하반절은 상반절과 분리되는 것일 리가 없다.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비록 상황이 아무리 화나게 할지라도 너희가 스스로 원수를 갚지 말고 "진노하심에 맡기라" (롬 12:19). 악의와 폭력의 죄를 짓기보다는 오히려 모욕을 감수하도록 하라.♡
확실히 주님은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 대며"란 말씀에서, 우리가 그 이상의 피해를 자초해야 한다거나, 모든 경우에 있어 어떠한 저항도 없이 그러한 일들을 감수해야 한다고 의도하지 않으셨다.
대제사장 앞에서 맞으셨을 때, 주님은 매에 매로 대응하지는 않으셨지만 그에 대해 질책하셨다. 그렇게 힘이 있어, 그리스도는 보복의 정신으로 행하신 것이 아니라 그분 자신의 성품대로 공의의 정신에 따른 것이었다.
주님이 말한 것은 범죄자와 그 회중들에게 죄를 깨닫게 하고자 하는 의도에서였다. 이 교훈은 우리에게 악을 악으로 대해서는 감수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더 이상 그럴 수 없을 만큼 강하게 표현하고 있다.♡
여기에서 가르치는 바는 그 행동 방법이라기보다는 원칙이다. 그렇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문자 그대로의 복종이 옳을 수 있는데 그것은 우리의 면목을 손상시키는 대신에 경건한 자들은 우리를 높이 평가해 줄 것이다.
이 말씀에서 그리스도는 일상적인 다툼이나 논쟁을 질책하셨다. 비록 전적으로 상대방이 화를 돋우는 경우라 할지라도 주님은 우리가 그 등을 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실 것이다.
주님이 사도들에게 자기방어를 위해 칼을 지녀서는 안 된다고 공표하신 일이 없다. 그러나 베드로가 겟세마네 동산에서 주님을 잡으러 온 무리들에게 대항하고자 칼을 뺏을 때 주님은 다시 칼집에 꽂도록 명하셨다.
이러한 방식으로, 이 교훈은 싸움에 응전하거나 또한 이를 승인하는 것을 힐책하고 있다. 하나님을 거역하고 노엽게 하느니 차라리 동료들 사이에서 겁쟁이라 불리는 편이 나을 것이다.♡
겁에 질린 티를 보이는 것은 품위를 손상시킨다고 누가 말한다면, 죄 짓기를 자제하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품위라고 대답할 수 있다. 얼굴을 얻어 맞는 일은 생명 그 자체가 위험에 빠지는 일과는 크게 다르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즉, (후자의) 그런 경우에는 도망치든지, 법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다. 그렇다. 우리는 죽임을 당하기보다는 스스로를 방어할 방도를 찾아야만 한다.
Arthur W. Pink 산상수훈 p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