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시리즈/다윗의 생애 (Life of David)

[The Life of David101] 유다 지파의 왕이 됨(사무엘하 2장)

En Hakkore 2024. 2. 21. 10:52

망명 상태에 있던 다윗은 사울의 죽음에 관한 소식을 특별한 방식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먼저 거짓말쟁이 아말렉 사람을 향해 불같이 화를 냈다. 그 사람이 자기가 사울을 죽였다고 거짓말을 한 것은 그것이 다윗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고해(告解) 후에 피를 흘리고 죽는 것이 그의 운명이었다.

우리의 영웅은 죽은 적이 자기에게 가했던 광기어린 증오와 무자비함 박해를 잊은 채, 오직 자신이 그와 나눴던 초기의 우정과 여호와의 기름 부음을 받은 자로서의 그의 공식적인 지위만을 생각하면서 사울과 요나단의 시신 위에 고귀한 애가(哀歌 )라는 덮개를 씌워 주었다.

그 애가를 통해 그는 한 사람에게는 찬양을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는 사랑을 바쳤다. 그런 정의와 사랑의 일을 마치기 전까지 그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나 이제 자신의 운명에 영향을 줄 상황의 변화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

하나님의 인도를 기다림

다윗이 사울을 자기와 왕국 사이를 가로막는 존재로 여기지 않았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사울의 죽음에 대한 그의 첫 번째 반응은, 흔히 신앙심이 없고 관대하지 못한 마음의 소유자들이 하듯이, 비어 있는 왕좌에 대해 생각하며 크게 기뻐하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공허감으로 인한 날카로운 슬픔의 고통을 드러내 보였다. 또 그는 자신에게 임박한 미래와 변화된 운명에 관해 생각하기 시작했을 때조차 칭찬할 만한 자제력을 보였다. 당시 다윗은 여전히 시글락의 폐허 가운데 있는 망명객 신세였음에도 서둘러 달려나가 자기에게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 비어 있는 왕좌를 차지하려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묵묵히 기다리며 여호와의 지시를 받고자 했다. 아, 우리는 큰 고통의 순간에만 하나님께 돌아설 것이 아니라, 그분의 외적 섭리가 우리에게 결정적으로 유리하게 역사하는 듯 보일때도 동일하게 그렇게 해야 한다.

다윗은 이 중요한 시기에, 즉 지금까지 멀리 있는 희망처럼 보이던 모든 것이 급속하게 현재의 사실이 되어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자신의 목자께서 자기를 인도해 주시기를 기다렸다.🤞

그는 본래 참을성이 부족하고 충동적인 사람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신속한 결단을 내리고 재빨리 행동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다. 따라서 그는 지금처럼 모든 것이 혼란스럽고 절망적일 때 신속한 공격 한 번이 자신을 왕좌에 올려놓을 수도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하나님이 하시는 말씀을 듣기 위해 자신의 육신과 인간적인 책략과 자기를 추종하는 자들의 조급증을 억눌렀다.

다윗처럼 경험 많은 사람에게 지금 이 순간은 사울의 잔당들을 제압하고, 자신의 충성스러운 친구들을 다시 자기 주변으로 불러 모으고, 왕관과 홀(笏)을 손에 넣고, 흡족한 미소를 짓고 있는 블레셋 사람들을 물리치고, 이스라엘 왕국을 자신의 것으로 확보할 절호의 기회로 보였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그는 이 문제와 관련해 여호와께서 그분의 뜻을 알려 주시기 전에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지 않았다.👏

이 경우에 다윗이 취한 행동 방식은 우리가 마음에 새겨 두고 수시로 따라야 할 하나의 본보기로 제공한다. 여기에서 예시된 행동의 중요한 원리는 다른 이에 의해 잘 표현된 바 있다.

"만약 우리가 일시적인 것들을 축복으로 얻고자 한다면, 우리는 그것들을 붙잡기 위해 열심히 애쓰거나, 우리에게 유리한 사건이나 인간적인 조언에 의지해 움직여서는 안된다.
오히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의 법을 준수하고 그분의 인도하심을 간구해야 한다. 그것들을 추구함에 있어 오직 그분이 정하시고 허락하시는 수단들만 활용하고 모든 악이나 악의 모양이라도 피해야 한다. 그러면, 설령 우리가 어떤 일에서 실패하더라도, 우리는 하늘의 왕국에 이르는 길로 인도될 것이다"(Thomas Scott).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신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잠 3:5-6).

하나님의 뜻을 물음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는 것은 우리가 우리의 모든 일들을 처리함에 있어 자족감이나 자기 뜻을 따라 행동하는 대신, 위로부터 오는 지혜를 구하고, 하나님이 말씀을 통해 우리의 길을 비춰 주시기를 간구하고, 우리가 시도하는 모든 일에서 그분의 명예와 영광만을 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다윗이 그렇게 하고 있다.

"그후에 다윗이 여호와께 여쭈어 아뢰되 내가 유다 한 성읍으로 올라가리이까"(삼하 2:1a).

이 구절은 아주 복되며, 사무엘상 30장 6-31절에 실려 있는 내용과 인과관계로 연결될 수 있다. 즉 여기에서 다윗에 관해 기록되고 있는 내용은 그가 불신앙에서 회복되었음에 대한 추가적인 증거를 제공해 준다. 그는 "그 마음에 생각"(삼상 27:1)을 따라 유다를 떠났다. 그러나 지금 하나님의 이끄심을 따라서 그리로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다.

아, 우리들 대부분은 여러 가지 고통스럽고 굴욕적인 경험을 하고난 후에야 이런 교훈을 배운다.

"그후에 다윗이 여호와께 여쭈어 아뢰되 내가 유다 한 성읍으로 올라가리이까."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스라엘 왕국을 약속하셨음에도, 그가 이미 사무엘에게 기름 부음을 받아 그 나라의 왕으로 임명 되었음에도, 그리고 마침내 사울이 죽었음에도, 다윗은 서둘러 문제를 자기 손으로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자신을 맡기고 그분이 계시하시는 뜻을 따라 행동하고자 했다.🤞

이것은 그가 자기에게 왕국을 약속하시고 그것을 적당한 때에 적절한 방식으로 자기에게 주실 분을 참으로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증거였다. 그는 자신이 분명히 그 나라를 얻게 되리라고 믿었기에 혹시라도 훗날 사울의 잔당들이 자기를 비난할 빌미가 될 수도 있는 모든 악의 모양을 피하려고 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자기가 쓴 초기 시의 한 구절의 내용을 몸소 이행했다.

"하나님은 나의 요새이시니 그의 힘으로 말미암아 내가 주를 바라리이다"(시 59:9).

우리는 하나님을 믿고 인내하며 그분을 기다릴 때 아무것도 잃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자신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성급하게 행동할 때 우리는 늘 고통을 당한다.

Arthur W. Pink 다윗의 생애1 p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