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fe of David 90] 슬픔 속에서 주를 의지함(사무엘상 30장)
모든 상황이 그에게 불리하게 되었을 때 비로소 다윗의 믿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결코 자기를 실망시키신 적이 없는, 그러나 자신이 아타깝게도 등을 돌렸던 분을 향해 돌아섰다.
아, 믿음의 시련은 그것이 아무리 무겁더라도 복되다. 그 시련 속에서 겪는 실망은 그것이 아무리 비통할지라도 값지다. 인내하면서 하나님을 향해 돌아서는 것은 다시 축복의 장소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다윗에게는 시글락의 황량한 폐허의 한 가운데서 위협적인 폭도들에게 둘러싸였던 것이 하나님이 백성들과 맞서 싸우는 블레셋 사람들의 진영에 남아 있는 것보다 좋은 일이었다. 훨씬 좋은 일이었다.
우리는 비통한 실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지 않은가? 또 우리는 그런 실망의 한가운데서 우리를 치셨던 분을 향해 돌아서고 그분 안에서 용기를 얻은 적이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우리는 다윗과 더불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으리라.
"고난당하기 전에는 내가 그릇 행하였더니 이제는 주의 말씀을 지키나이다"(시 119:67).💕
오, 주님께서 고통스럽게 낙심하고 있는 자들에게, 즉 더이상 하나님의 얼굴을 뵙는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고 오히려 그분의 찌푸린 얼굴 밑에서 주눅 들어 있는 자들에게 이 장에 실려 있는 교훈을 알려 주시기를!
지금 당신은 슬픔과 낙심에 압도당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당신이 하나님 안에서 도움을 발견하지 못할 만큼 심각한 상황은 없다. 의로우심 때문에 당신에게 그런 슬픔을 보내신 분은 하나님이시다. 그러므로 그분의 강한 팔 아래에서 몸을 낮추고 자신의 죄를 시인하라. 그리고 그분의 풍성한 자비와 위로의 약속에 의지해 쉼을 얻기 위해 은혜를 간구하라.
소망이 시들어 버린 폐허의 한 가운데서 믿음이 솟아나는 것은 복된 일이다. 우리 앞에 놓인 본문의 내용은 다윗의 삶에서 전환점을 이룬다. 당신의 삶에서도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네 짐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가 너를 붙드시고 의인의 요동함을 영원히 허락하지 아니하시리로다"(시 55:22).💕
오, 사랑하는이여, 당신이 신자이든 비신자이든, 당신에게 선을 행하시고 당신의 고민을 해결해 주시고 당신의 마음에서 짐을 덜어 주시고 당신의 삶에 복을 가져다주실 분은 하나님 한분뿐이다.
만약 당신이 그분 앞에서 자신을 낮추고 자신의 뜻을 좇았던 것을 탄식하고 그런 일로부터 돌아서기를 거부한다면, 당신은 당신 자신에게 가장 큰 적이 될 것이고, 자신에게 주어진 자비를 저버리는 셈이 될 것이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그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자신의 악함에 대해 회개하고 그분의 뜻을 따라 살기 위해 은혜를 간구한다면, 당신은 용서와 평화와 기쁨을 맛보게 될 것이다.
당신이 과거에 아무리 안타깝게 실패했고 당신이 받은 빛과 은혜를 얼마나 더럽혔을지라도, 당신이 주님 앞에서 마음을 찢고 그 모든 잘못을 시인하기만 한다면, 주님은 기꺼이 당신을 용서하실 것이다.
회개의 결과
"다윗이 아히멜렉의 아들 제사장 아비아달에게 이르되 원하건대 에봇을 내게로 가져오라 아비아달이 에봇을 다윗에게로 가져가매 다윗이 여호와께 묻자와 이르되 내가 이 군대를 추격하면 따라잡겠나이까 하니"(삼상 30:7-8a).
여기에서 우리는 다윗이 하나님을 향해 돌아섬으로써 나타난 첫 번째 결과를 보게 된다. 성령께서 다윗과 여호와 사이에서 은밀하게 일어났던 일에 대해 침묵하시는 것 - 마치 그분이 그리스도와 베드로의 숨겨진 만남에 대해 그렇게 하시는 것처럼(고전 15:5) -에 주목하는 것은 복되다.
그러나 성령께서는 다윗이 여호와를 힘입어 용기를 얻었다고 말씀한 후 이제 그의 행동에서 일어난 변화를 보여 주신다. 성경에는 다윗이 아기스에게 갈 때(삼상 27:2) 하나님께 조언을 구했다는 내용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이제 그는 하나님과의 복된 교제를 회복했고, 하나님의 지침을 묻지 않고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지 않고 있다.
본문 7-8절에 기록된 말씀은 참으로 복되다. 모세는 이스라엘의 지도자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사항을 법으로 정해 놓았다.
"제사장 엘르아살 앞에 설 것이요 엘르아살은 그를 위하여 우림의 판결로써 여호와 앞에 물을 것이며 그와 온 이스라엘 자손 곧 온 회중은 엘르아살의 말을 따라 나가며 들어올 것이니라"(민 27:21).💕
그리고 다윗은 그 법을 따라 제사장에게 자신이 이 긴급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에 대해 여호와의 마음을 알아봐 줄 것을 요구했다.
이것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하나님의 계시된 뜻에 순종하는 것이야말로 하나님과 우리의 교제가 회복되었음을 보여 주는 최상의 증거임을 알 수 있다. 그것은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자기가 사랑하는 대상을 기쁘게 해주기를 바라는 것이야말로 사랑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당신과 하나님의 관계를 당신의 감정이나 말로써가 아니라 당신이 얼마나 그분께 실제적으로 순종하고 있는지 또 얼마나 그분을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기준 삼아 판단해 보라.
여기에서 다윗의 마음에 임한 하나님의 은혜가 그의 육신의 조급함을 어떻게 극복하는지 주목해 보자.
다윗의 단순한 본성을 그에게 서둘러 아말렉 사람들을 쫓아가 아직 살아 있을지 모르는 여자와 아이들을 구해내는 것이야말로 그가 취할 수 있는 최상책이라고 촉구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다윗은 충동적인 자기 확신에서 건짐을 받은 상태였고, 그의 영혼은 다시 한 번 "젖 뗀 아이"(시 131:2)처럼 되어 있었다.
이제는 하나님이 그의 삶의 모든 상세한 것들을 결정하실 것이다. 아, 우리들 대부분은 삶의 곁길에서 여러 가지 어려운 일들을 겪은 후에야 비로소 이런 상태에 이른다. 그러므로 우리가 육신의 모든 격정적인 분주함을 가라앉히고 하나님이 우리의 모든 발걸음을 이끌어주시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우리에게 참으로 좋은 일이다.
그때 주님은 우리에게 손을 펼치셔서 우리를 진정시켜 주실 것이고, 우리로 하여금 오직 그분만을 바라고 그분 안에서만 쉼을 얻게 하실 것이다.🤞🤞
Arthur W. Pink 다윗의 생애1 p3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