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fe of David 82] 딜레마(사무엘상 28-29장)
다윗은 아말렉 사람들 중 일부를 습격해 성공을 거둔 후 조용히 시글락으로 돌아가는 대신 신중하지 못하게도 "아기스에게로 갔다"(삼상 27:9). 그가 아주 많은 전리품을 갖고 돌아온 것을 본 왕은 그에게 "너희가 오늘날 누구를 침노하였느냐"(10절)하고 물었다.
다윗은 아기스에게 자기가 이스라엘의 적이자 블레셋의 친구들을 침략했다고 말하기가 두려웠다. 그래서 그는 아기스의 판단을 흩뜨리는 대답을 했다. 이미 다윗은 자기가 한 일의 흔적을 없애기 위해 조치를 취해 두었다.
본문에서 우리는 "다윗이 그 남녀를 살려서 가드로 데려가지 아니한 것은 그의 생각에 그들이 우리에게 대하여 이르기를 다윗이 행한 일이 이러하니라 하여 블레셋 사람들의 지방에 거주하는 동안에 이같이 행하는 습관이 있었다 할까 두려워함이었더라"(11절)라는 말씀을 앍는다.
하나님을 그리고 자기가 그분의 보호하심과 관련해 이미 받았던 여러 가지 증거들을 망각한 다윗은 아기스에게 거짓말을 했다. 아기스는 완전히 속았다. 우리는 "아기스가 다윗을 믿고 말하기를 다윗이 자기 백성 이스라엘에게 심히 미움을 받게 되었으니 그는 영원히 내 부하가 되리라고 생각하니라"(12절)라는 말씀을 읽는다.
훗날 다윗은 과거를 아프게 회상하면서 "거짓 행위를 내게서 떠나게 하소서"(시 129:29) 하고 기도했는데, 아마도 그것은 자기가 요나단을 설득해 사울에게 거짓말을 하게 했던 것(삼상 20:5,6), 아히멜렉에게 거짓말을 했던 것(21:1-2), 아기스를 기만했던 것(27:10b), 그리고 다른 몇 가지 경우들이 생각나서였을 것이다.
이것은 다윗이 "얽매이기 쉬운 죄"(히 12:1) 혹은 그의 부패한 본성의 특별한 성향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죄로 인해 좌절할 때 그 죄의 길이나 과정 안에 안주하지 않도록 애써서 노력해야 한다. 한번 불길에 휩싸여 타다가 남은 것이 그렇지 않은 것들보다 불에 훨씬 더 예민하게 반응하듯, 우리는 한번 죄를 저지르고 나면 그것을 악한 습관으로 만들 가능성이 아주 크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에 대한 인식은 우리를 아주 낮아지게 하며, 또 우리 모두가 하나님께 "거짓 행위를 내게서 떠나게 하소서" 하고 간절히 기도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알려 준다. 우리는 처음부터 하나님의 진리보다 마귀의 거짓을 더 좋아했던 조상들의 후손이기에 거짓말을 하려는 강한 성향을 지니고 있다.
또 그것은 우리의 타락한 본성의 일부이기에 하나님 한분 외에는 아무도 우리에게서 그런 성향을 제거할 수 없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거짓말의 또다른 형태인 몸짓과 행위로 사람들을 속이는가! 얼마나 많은 이들이 자기들이 결코 이행하지 않을 약속들을 하는가!
또 얼마나 많은 이들이 세상의 것들에 마음을 두고 있으면서도 거짓된 모습을 취하면서 - 기도를 하거나, 아주 경건한 모습을 가장하거나 하는 식으로 - 하나님께 거짓말을 하는가! 일찍이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향해 다음과 같이 한탄하셨다.
"에브라임은 거짓으로, 이스라엘 족속은 속임수로 나를 에워쌌고 유다는 하나님 곧 신실하시고 거룩하신 자에게 대하여 정함이 없도다"(호 11:12). 하나님은 모든 헛된 모양을 간파하시며, 결코 조롱당하지 아니하신다.🤞
뜻밖의 요구
다윗의 거짓말의 결과는 곧 분명하게 드러났다. "그때에 블레셋 사람들이 이스라엘과 싸우려고 군대를 모집한지라 아기스가 다윗에게 이르러 너는 밝히 알라 너와 네 사람들이 나와 함께 나가서 군대에 참가할 것이니라"(삼상 28:1).
아마도 이것은 그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었으리라. 가련한 다윗이여! 이제 그는 참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너무 어려워서 어느 쪽으로도 돌아서는 것이 불가능해 보일 정도였다.
한편으로, 만약 그가 왕의 요구를 거절한다면, 그것은 결국 왕의 분노를 사게 될 것이고, 왕이 자기와 자기 사람들에게 베풀었던 친절과 보호에 대해 배은망덕하는 셈이 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만약 그가 아기스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곧 이스라엘의 반역자가 되는 것을 의미했다.
다윗이 처했던 이 딜레마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 기록된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명령의 길을 저버릴 경우 무엇을 예상해야 하는지에 대한 엄중한 경고다. 만약 우리가 잘못된 길로 접어든다면, 틀림없이 고통스럽고 불쾌한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그때 우리의 양심은 자신을 날카롭게 정죄하겠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거기에서 탈출할 길을 찾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의무의 길을 아주 사소하게라도 벗어난다면, 그후에 이어지는 각각의 상황들은 우리를 조금씩 더 그 길에서 멀어지게 할 것이다. 일단 바위가 언덕에서 구르기 시작하면, 그것은 한번 구를 때마다 탄력을 얻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첫 번째 잘못된 발걸음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 아, 우리는 얼마나 간절하게 "나를 붙드소서 그리하시면 내가 구원을 얻으리이다"(시 119:117) 하고 기도해야 하는가!
사탄은 그리스도인이 자신에게 조금 굴복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으며, 우리가 그렇게 조금 굴복하는 것이 그의 다음번 유혹에 대한 우리의 저항을 아주 크게 약화시킨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Arthur W. Pink 다윗의 생애1 p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