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시리즈/다윗의 생애 (Life of David)

[The Life of David 64] 아비가일의 개입(사무엘상 25장)

En Hakkore 2024. 2. 19. 11:17

아비가일의 기민한 대응

첫째, 우리는 다음과 같은 말씀을 듣는다.

"하인들 가운데 하나가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에게 말하여 이르되 다윗이 우리 주인에게 문안하러 광야에서 전령들을 보냈거늘 주인이 그들을 모욕하였나이다 우리가 들에 있어 그들과 상종할 동안에 그 사람들이 우리를 매우 선대하였으므로 우리가 다치거나 잃은 것이 없었으니 우리가 양을 지키는 동안에 그들이 우리와 함께 있어 밤낮 우리에게 담이 되었음이라 그런즉 이제 당신은 어떻게 할지를 알아 생각하실지니이다 주인은 불량한 사람이라 더불어 말할 수 없나이다 하는지라"(삼상 25:14-17).

  나발의 종들 중 하나가 그의 여주인에게 그동안 벌어진 일에 대해 보고했을 때, 그의 말은 다윗의 사람들이 했던 말(7절)이 사실임을 확증해 주었다. 그는 다윗이 자기가 받은 모욕에 대해 복수하려 할 것이라고 추론했고, 그로 인해 나발에게 속한 다른 이들은 물론 자기 자신의 안전에 대해 근심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감히 나발에게 자기의 두려움에 대해 말하지는 못하고 여주인 아비가일에게 그 사실을 알렸다.

하나님은 얼마나 놀랍게 모든 일이 "합력하여"(롬 8:28) 자신의 선한 목적을 이루게 하시는가! 그분의 방법은 얼마나 완벽하게 그분의 은밀하고 흔들릴 수 없는 계획을 성취하며, 그럼에도 그분의 도구들로 하여금 전혀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 계획을 이루게 하는가!👏

격노한 다윗을 제어하기 위한 섭리의 절차가 시작되었다. 나발의 종 하나가 단지 자기를 보호하고자 하는 본능 때문에(그의 의식에 대해서만 말한다면 그렇다) 자기의 여주인에게 임박한 위험에 대해 경고했다. 이에 대한 그 여주인의 반응에 주목해 보라.

그녀는 그 종의 말에 콧방귀를 뀌면서 그의 두려움이 쓸데없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또 그녀는 그 놀라운 소식 앞에서 소심하게 두려워하며 갑자기 얼어붙지도 않았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손이 그녀의 마음을 침착하게 가라앉혔고 무언가를 결심하게 했다.

그녀는 그 종의 경고를 받아들여 즉각 행동을 취했다. 즉시 그녀는 분노한 다윗을 달래기 위해 정성스럽게 선물을 준비했다. 그것은 허기진 다윗의 사람들의 절박한 필요를 채워줄 선물이었다(삼상 25:18-19을 보라).

어떤 이들은 "그의 남편 나발에게는 말하지 아니하니라"(삼상 25:19)는 문장을 이유로 아비가일의 행동을 비난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비난은 아주 피상적인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아비가일의 행동은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었다. 그녀는 나발의 완고함이 가족 전체를 파멸시키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당시 상황의 위급성에 비추어볼 때 그녀의 행동은 충분히 정당화될 수 있다. 그녀가 남편에게 충성해야 했다는 것은 옳다. 그러나 당시 그녀의 우선적이고 큰 의무는 가족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을 강구하는 것이었다. 하찮은 문제는 늘 보다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희생되어야 한다.

우리의 재산은 우리의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 희생되어야 하고, 우리의 생명은 우리의 영혼을 보존하기 위해 희생되어야 한다. 곧 살펴보겠지만, 본문 24절과 28절의 말씀은 그녀가 그렇게 행동했던 것이 나발에게 불성실했기 때문이 아님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그럼에도 지금 우리가 살피고 있는 내용은 특별한 경우이며, 따라서 우리가 그것을 하나의 본보기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제어하시는 은혜

그렇다면, 이때 다윗의 상황은 어떠했는가? 그는 폭발했던 분노를 가라앉혔던가? 결코 아니다. 만약 그랬더라면 아비가일이 화해를 위해 애쓸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나발의 말은 여전히 다윗의 마음에 사무치고 있었다. 그가 앵돌아져서 다음과 같이 선언하는 소리를 들어보라.

"내가 이 자의 소유물을 광야에서 지켜 그 모든 것을 하나도 손실이 없게 한 것이 진실로 허사라 그가 악으로 나의 선을 갚는도다"(삼상 25:21).

그는 자기가 나발에게 친절을 베풀었던 것이 공연한 짓이었고, 나발이라는 인간은 감사할 줄도, 자기에게 베풀어진 선에 보답할 줄도 모르는 자라고 느끼면서 자기가 그렇게 했던 것을 후회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은혜를 모르는 자와 악한 자에게도 인자하시다." 또 그분은 우리에게 "너희 아버지의 자비로우심 같이 너희도 자비로운 자가 되라"(눅 6:35-36)고 명령하신다.

아, 우리가 그런 태도를 지니려면 인정을 바라는 오만한 마음과 무시당했을 때 일어나는 비통함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은혜를 구해야 한다.🤞

다윗은 나발의 배은망덕과 조롱에 대해 화를 냈을 뿐 아니라 그에게 복수하려고 했다. 본문 22절이 보여 주듯이, 그는 나발의 집안에 속한 모든 남자들을 죽이기로 작정했다. 이것은 지극히 부당하고 잔인한 처사였다.

그리고 만약 하나님이 그에게 그런 계획을 이행하도록 하락하셨다면, 그의 인물됨은 크게 훼손되었을 것이고 그의 적들은 그로 인해 크게 유리해졌을 것이다. 그는 그렇게 하기로 굳게 마음을 먹었기에 자기의 의도를 맹세를 통해 확언했다(22절). 그것은 아주 성급한 짓이었고 거의 신성모독에 가까웠다.

사랑하는이여, 여기에서 하나님의 자녀들 안에서 그분의 은혜가 역사하지 않을 때 그들이 어느 정도까지 될 수 있는지 주목하기 바란다. 우리는 이런 사실에 대한 인식을 통해 유순하게 살아가는 것과 "두렵고 떨림으로"(빌 2:12) 구원을 이루는 것을 배워야 한다.💕

하나님이 종종 우리에게서 성령의 능력을 거둬가시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즉 우리가 우리 마음 안에 무엇이 있는지(대하 32:31) 깨달아 하나님 앞에서 겸손해지게 하시려는 것이다.

하나님은 얼마나 복되게 제때에 자비를 베푸시는가! 다윗은 악한 일을 계획하고 있었다. 바야흐로 그는 자기의 악한 계획을 이행할 참이었다. 그러나 이미 주님께서 보내신 한 사람이 그를 그 자신에게서 구해내기 위한 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아, 사랑하는이여, 종종 우리는 하나님으로부터 그와 유사한 은혜를 입지 않았는가? 우리가 주님을 망신시키는 일을 하기로 결심했을 때 - 아, 주님께 영광을 돌리라! - 누군가 우리를 가로막고, 우리의 일을 지체시키고, 방해하고, 포기하게 했던 때가 있지 않았는가?

그 누군가는 우리에게 아비가일이 다윗에게 했던 것처럼 자신의 뜻을 분명하게 말해 주지 않았을 수도 있다. 오히려 그들의 임무는 아주 다른 성격의 것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그때를 회고하면서 그들 안에서 우리가 악한 계획을 이행하지 못하도록 방해하셨던 하나님의 손길을 발견하고 있지 않은가?♡

Arthur W. Pink 다윗의 생애1 p2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