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시리즈/다윗의 생애 (Life of David)

[The Life of David 60] 나발에게 모욕당함(사무엘상 25장)

En Hakkore 2024. 2. 18. 11:44

이제부터 우리가 살피고자 하는 사건은 얼핏 보아서는 별다른 중요한 교훈을 갖고 있지 않은 듯 보일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의 시야가 어두워졌다고 믿어야 할 것이다. 성경에 실려 있는 말씀 중 하찮은 것은 없다. 성령께서 그 안에 기록해 놓으신 모든 내용은, 만약 우리가 들을 귀만 갖고 있다면, 우리를 위해 목소리를 낸다.

그러므로 만약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 중 어느 한 부분을 읽고 그 안에서 우리의 상황과 필요에 적합한 것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그때 우리는 자신을 낮춰야 한다. 잘못은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즉시 하나님께 이런 사실을 시인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영혼을 위한 영적 활기를 얻기 위해 하나님께 돌아서야 한다.

우리는 그분께서 우리의 눈에 은혜롭게 기름을 부어주셔서(계 3:18) 우리가 그분의 말씀 안에 들어 있는 놀라운 것들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시고, 신속하게 상황을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을 주셔서 우리 앞에 놓인 말씀을 자신에게 적용하는 법을 알게 해주시고, 또 그로 인해 우리가 그 말씀으로부터 배워야 하는 특별한 교훈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시기를 간구해야 한다.🤞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것은 각각의 말씀으로부터 실제적 교훈들(practical lessions)을 배우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이 책을 쓰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우리가 마음에 새겨야 할 교훈은 무엇인가? 다윗은 방랑 생활을 하던 중에 어느 부유한 농부에게 자기 사람들을 위해 약간의 식량을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호소는 시기적으로 적절했고, 예의를 갖춰 이루어졌으며, 충분히 고려를 한 끝에 행한 것이었다. 그런 요청을 받은 사람은 이방인이 아니라 이스라엘 사람이었고, 다윗 자신의 지파에 속한 사람이었고, 그 중에서도 갈렙의 후손이었다.

즉 다윗은 그 요청을 자신이 충분히 호의적인 답변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던 사람에게 했던 것이다. 그러나 다윗은 무례한 거절과 도발적인 모욕을 받았다. 나발의 이런 비루한 모습 속에는 분명히 우리를 위한 경고가 들어 있다. 그 경고란, 우리는 하나님의 종을 냉담하고 불친절하게 대하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 하나님의 은혜를 간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탁월한 성도가 실패하는 이유

그러나 여기에서 나의 주된 관심은 나발이 아닌 다윗에게 있다. 앞의 세 장에서 우리는 다윗이 온유하고 관대하게 행동하면서 자신의 적들의 우두머리를 향해 자비를 보였던 것에 대해 살펴보았다.

거기에서 우리는 그가 문제를 자기 손으로 해결하려는 유혹, 즉 자기가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었을 때 자기를 박해하는 자들의 우두머리를 죽여서 자신이 처한 어려움을 끝내려는 심각한 유혹을 거부했던 것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여기에서 우리의 영웅은 아주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는 또다른 - 아마도 이전 것에 비추어 본다면 별 것 아닐 수도 있는 - 시험과 마주한다. 그런데 이때 그는 악을 선으로 극복하는 대신 오히려 악에 정복되기 직전까지 가는 위험에 처한다. 그는 자비롭게 행동하는 대신 복수심에 불탄다.

이때 그는 하나님의 아름다운 덕을 선초하기는커녕(벧전 2:9) 육체의 일에 집착했을 뿐이다. 아, 순금이 얼마나 빨리 그 빛을 잃어버렸는가!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리고 우리가 이것으로부터 배워야 할 교훈은 무엇인가?

당신은 사무엘상 24장 후반부에서 그토록 복된 모습을 보였던 다윗이 바로 그 다음 장에서 그토록 인색하게 행동하는 것에 깜짝 놀라는가? 사울에게 그토록 훌륭하게 행동했던 사람이 이토록 현저하게 무너진 이유를 설명하고자 할 때 혼란스러워지는가?

나발에 대한 다윗의 양심을 설명하고자 할 때 당혹감을 느끼는가?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자신의 마음에 대해 애처로울 정도로 무지한 것이며 아직도 매우 중요한 교훈, 즉 그 어떤 인간도 하나님의 은혜가 그를 지탱해 주지 않는다면 한 순간도 올바로 설 수 없다는 교훈을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

가장 강한 자라도 그에게서 성령의 능력이 떠나자마자 물처럼 약해진다. 가장 성숙하고 경험이 풍부한 그리스도인이라도 홀로 남게 되자마자 어리석은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우리 중 아무도 자기 안에 자신을 지탱할 수 있는 예비된 힘이나 지혜를 갖고 있지 않다.

우리의 충분성의 모든 근거는 그리스도 안에 있다. 그리고 그분과 우리의 교제가 끊어지자마자, 우리가 도움을 얻기 위해 그분을 바라보는 일을 그치자마자, 우리는 무력해진다.

대부분의 하나님의 백성들은 위에서 언급한 내용을 시인한다. 그러나 그들의 생각과 결론 중 많은 부분은 그런 시인과 분명하게 모순된다. 그렇지 않다면, 어째서 우리가 어떤 탁월한 성도가 안타까운 실패를 경험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 그토록 놀라겠는가!

참으로 탁월한 성도는 홀로 걷는 법을 배운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이 "영원하신 팔"(신 33:27)에 견고하게 기댈 필요가 있음을 크게 느끼는 사람이다. 참으로 탁월한 성도는 더이상 육체의 정욕에 의해 시험을 당하거나 사탄의 공격으로 인해 고통을 당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육체 안에는 선한 것이 아무것도 없으며 우리는 오직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열매를 얻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다(호 14:8).🤞

그들 자신만을 본다면, 그리스도 안에 있는 아버지들조차 그리스도 안에 있는 젖먹이들만큼이나 무르고 연약할 뿐이다. 그들 홀로 남는다면, 가장 현명한 그리스도인조차 이제 막 회심한 사람보다 좋은 판단력을 갖고 있지 않다.

하나님이 우리를 이 세상에 1년 동안 살게 하시든 혹은 1백 년 동안 살게 하시든, 우리 모두는 계속해서 다음과 같은 주님의 말씀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기도하라 마음에는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마 26:41).

Arthur W. Pink 다윗의 생애1 p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