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시리즈/다윗의 생애 (Life of David)

[The Life of David 52] 사울을 살려 줌(사무엘상 24장)

En Hakkore 2024. 2. 18. 11:38

이 이야기 속에는 보다 깊은 교훈이 들어 있다. 그것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철저히 마음에 새겨 둘 만한 교훈이다. 그 교훈이란, 우리는 섭리의 사건들을 해석하고 그것들로부터 결론을 이끌어내는 데 있어서 지극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자신의 성향을 쫓으면서 우리의 자의적인 행동에 대해 하나님의 승인을 얻으려 하는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하나님은 다윗에게 왕위를 약속하셨다. 그렇다면 이제 그를 가로막이 왔던 유일한 장애물을 제거할 하나님의 때가 이른 것일까?

아주 많이 그렇게 보였다. 사울은 다윗에게 아무런 자비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제 다윗이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 그에게 복수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일까? 그렇게 보였다. 그렇지 않다면 어째서 하나님이 사울을 그런 식으로 그의 손에 넘기셨단 말인가!

다윗은 하나님께 구원을 간구했고 해원(解冤)을 위해 하나님의 정의에 호소했었다(시 54:1). 그렇다면 이제 그의 탄원이 응답을 얻을 시간이 이른 것일까? 예기치 않게 그의 발치에서 잠들어 있는 하나님의 섭리로 인한 이 사건을 통해 잘못된 추론을 하기는 얼마나 정말 쉬웠을까!

육과 영의 싸움

사실 하나님은 이때 다윗의 믿음을 시험하고 계셨다. 그 시험은 그의 "믿음"에 대한 시험, 즉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순종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시험이었다.♡ 하나님의 말씀은 분명하게 "살인하지 말라"고 명령한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 명령과 어긋나는 그 어떤 예외적인 명령도 주신 적이 없었다.

또 그 시험은 그의 "인내"에 대한 시험, 즉 그가 하나님이 그를 이스라엘의 왕좌에 올려 주실 때를 조용히 기다리는 것에 대한 시험이었다. 그의 앞에 놓인 시험은 문제를 자기의 손으로 해결하기 위해 일을 몰아가는 것에 대한 시험이었다.

그리고 그 시험은 그의 "경건"에 대한 시험, 즉 자기 힘으로 복수하려고 하는 생래적 욕망을 누그러뜨리고 자기를 그토록 박해했던 사람에게 은혜롭게 자비를 베푸는 것에 대한 시험이었다. 이것은 참으로 실제적인 시험이었다. 그리고 이 경우에 다윗의 영이 그의 육에 대해 승리를 거두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참으로 복되다!

우리가 이 사건의 교훈을 우리의 매일의 삶에 적용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하나님은 자주 우리를 비슷한 방법으로 시험하신다. 그분은 섭리를 통해 우리의 마음을 시험하시고 우리의 마음 안에 있는 것을 분명하게 드러내신다. 우리는 중요한 문제, 삶에 있어서 결정적인 발걸음, 그리고 중대한 쟁점들을 포함하고 있는 사건들의 변화 등에 대해 얼마나 자주 고민하는가?

그럴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의 지혜를 불신하고, 그런 문제들과 관련해 하나님의 뜻에 대한 확신을 얻기를 바란다. 우리는 은혜의 보좌 앞에 우리의 문제를 내려놓고 빛과 인도하심을 간구한다. 거기까지는 좋다. 그러나 대개 그때 시험이 닥쳐온다. 우리가 한 걸음 내딛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 듯 보이게 만드는 사건들이 벌어진다. 상황은 분명히 그 방향을 가리키는 듯 보인다.

아, 사랑하는이여, 그러나 그것은 단지 하나님이 우리의 마음을 시험하시는 것일 수 있다. 만약, 당신이 그 문제를 놓고 기도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갈망이 여전히 어떤 대상이나 방향으로 기울어지고 있다면, 그때 당신이 하나님의 섭리의 사건들을 잘못 해석하고 결론을 내리게 될 것은 자명하다.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정확한 지식, 거룩한 마음 상태(그것으로 인해 우리의 자아가 심판을 받고 자아의 생래적 갈망이 누그러진다), 그리고 말씀 앞에서 부서진 우리의 의지 등은 중요한 사건과 위기에 있어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분명하게 식별하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가장 안전한 길은 복수, 탐욕, 야망, 그리고 성급함에 대한 모든 제안을 거부하는 것이다. 참된 거룩함으로 견고해진 자는 하나님이 그분의 섭리를 수행하시는 것을 자신에게 탐닉할 기회가 아니라, 믿음과 인내에 대한 시험으로, 또 자기 부인을 실천해야 할 경우로 해석할 것이다.🤞

어떤 경우에든 "믿는 이는 다급하게 되지 않을 것이다"(사 26:16, 우리말성경-역주). "네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를 의지하면 그가 이루시고... 여호와 앞에 잠잠하고 참고 기다리라 자기 길이 형통하며 악한 꾀를 이루는 자 때문에 불평하지 말지어다"(시 37:5, 7).

오,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주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시기를! 그러나 그렇게 되려면 먼저 우리가 주님께 그런 은혜를 분명히, 부지런히, 그리고 매일 간구해야 한다.♡

Arthur W. Pink 다윗의 생애1 p223